취업준비생들에게 10월 초 황금연휴는 없었다. 주요 기업들의 입사시험인 인적성검사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JOB]10월은 취업시즌…주요 기업 인적성 검사 줄줄이
연휴 3일 동안 LG그룹 11개 계열사, 현대중공업, 이랜드, 두산그룹이 인적성시험을 치렀다. 서류전형을 통과해 인적성시험 대상이 된 이들은 오전 8시까지 입실해야 했고, 오후부터 시험이 시작된 LG그룹 응시자들은 오후 6시30분이 돼서야 시험이 끝났다.

이랜드는 경기 일산 킨텍스를 빌려 오전·오후 두 차례 4400여명을 대상으로 인적성검사를 치렀다. 두산그룹은 6개 계열사가 서울 부산 대전에서 각각 인적성시험을 치렀다.

인적성시험을 치른 중고등학교 교문 앞은 ‘취업수능’을 방불케 했다. 연휴 기간에 현대중공업(3일)과 LG그룹(4일)의 인적성시험장을 다녀왔다.

○LG “대졸신입 2500명 채용”

LG그룹은 올 하반기 11개 계열사에서 25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는다. LG관계자는 “당초 2000명을 채용할 계획이였으나 지원자 수준이 높아 채용 규모를 늘렸다”고 말했다. 공채 지원자는 6만6000여명이지만, 1인당 최대 3개 계열사까지 지원이 가능한 것을 고려하면 합계로는 12만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오후 1시 서울 용산고 LG 인적성시험장. LG 인적성시험 운영자가 입실하라는 말에 교정 벤치에 앉아 있던 응시자들이 우르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LG는 다른 기업과 달리 오후 2시부터 시험을 실시했다. LG전자 소프트웨어직군은 코딩시험을 별도로 실시하기 때문에 이보다 앞선 오전 11시에 입실해 두 시간 동안 시험을 보았다.

LG는 지방 지원자를 배려해 서울 부산 대전 광주 등에서 인적성시험을 치렀다. 계열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인적성을 통한 면접 대상자 선별은 최종선발자의 3~4배수가 될 전망이다.

이날 LG 인적성검사는 적성검사와 인성검사 순으로 진행됐다. 적성검사는 ‘직무적성테스트1·2’로 나눠 치러졌다. 직무적성테스트1은 △언어이해(25분) △언어추리(25분) △인문역량(15분)으로 구성됐다. 인문역량은 이번 시험부터 새로 추가된 한국사(10문항)와 한자(10문항) 영역이다. 15분 휴식 후 직무적성테스트2가 이어졌다. 테스트2는 △수리력(35분) △도형추리(20분) △도식적 추리(20분)로 구분됐다. 다시 15분 휴식 후 인성검사인 ‘LG웨이 핏 테스트(LG way fit test)’가 50분간(342문항) 진행됐다.

학생들은 한결같이 “시중 문제집이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반응이었다. 직무적성테스트2가 대체적으로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이에 비해 올 하반기 처음 도입된 한자·한국사 영역은 홈페이지에 게시된 예시문제의 유형이 거의 그대로 나와 대체적으로 평이했다는 평가였다.

○현대重 오전 8시 입실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인적성시험을 치른 현대중공업은 3일 오전 8시부터 서울과 울산에서 ‘현대중공업 실무능력평가 시험’을 실시했다. 지원자 2만여명 가운데 서류전형을 통과한 이들은 오전 8시까지 입실해 성적증명서, 어학성적 증명서, 재학증명서 등 이력서에 기재된 서류를 제출했다.

현대중공업은 세 시간 동안 공통 인적성시험 외에 인문계는 한자시험, 이공계는 공학기초시험을 20문항씩 함께 치렀다. 시험은 오전 9시에 시작해 50분간 인성검사를 치른 뒤 10분 휴식 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적성검사와 한자·공학기초시험을 봤다.

시험을 마친 많은 수험생들은 ‘멘붕’이었다. 한 지원자는 “시중에 나온 현대중공업 인적성 문제집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문제유형이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언어영역은 다소 쉬웠으나 통계분석, 시스템 관리, 문제해결 영역은 다소 시간이 부족했다고 입을 모았다. 공학기초시험은 중고등학교 수준의 문제가 나왔다. 예컨대 ‘3시20분과 3시50분의 각도를 더하라’는 시계의 시침과 분침 각도 문제라든가, 고등학교 과정의 적분도 2문제가량 출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성 수험생은 “공학기초시험은 일반 물리지식 수준이었다”며 “수능보다 오히려 쉬웠다”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 채용담당자는 “현대중공업 인적성은 모든 영역에서 일정 수준을 넘으면 모두 면접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공태윤 기자/이도희 한경매거진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