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6거래일 연속으로 ‘날개 잃은 추락’을 거듭하면서 지수 1970대 중반까지 밀렸다. ‘3년 박스권’을 벗어났다거나 ‘지수 2000대 하단이 탄탄해졌다’는 식의 낙관론이 금세 자취를 감췄다.
"방어선 1950 지켜라"…반등 기회 찾는 여의도
○“1차 방어선은 1950”

2일 코스피지수는 15.38포인트(0.77%) 하락한 1976.16을 기록했다. 지난 6월23일(1974.92) 이후 100여일 만에 지수 1970선을 다시 맞이했다. 장중 1966.17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날도 외국인이 368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을 이끌었다. 하루 순매도액으론 지난 3월14일(4773억원) 이후 7개월 만에 최대치다.

전날 코스피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이라는 지수 2000선이 무너진 데 이어 이날 속절없이 1970선까지 떨어지면서 내주 중 어느 선에서 하락이 일단 멈출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지수 1950~1965선에서 방어선이 구축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심리적 지지선 등이 무너진 뒤에는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주요 기업 실적이 악화되더라도 PBR 1배선 정도면 저평가 영역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지수 1965선이 바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최근 지수대별 외국인 투자 동향을 고려해 보면 5월 저점인 1950선이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고 봤다.

비관적인 시각에선 지수 1900선까지 밀릴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1900대면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언저리이기 때문에 외국인에게 싸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했다.

○실적, 전화위복 될까

증시가 이달 안에 뚜렷한 반등 기회를 잡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문가 의견이 많다. 반등을 모색할 뚜렷한 이벤트가 없는 데다 양적 완화 정책 중단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정책 변화 우려 등으로 신흥시장에서 글로벌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올 들어 98억3400만달러가 유입된 대만 증시도 9월만 따로 떼놓고 보면 13억8550만달러가 해외로 유출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1억3420만달러), 인도네시아(48조846억루피아) 등 주요 신흥국 증시가 지난달 자금 유출의 몸살을 앓았다.

다만 실적시즌이 본격화되면서 당초 우려보다 실적 충격이 덜할 경우 시장 불안은 다소 안정될 전망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적시즌을 맞아 주요 기업의 펀더멘털을 확인해본 뒤 움직이려는 투자자가 많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지근한 중국 경기와 기대에 못 미친 정책 효과 등으로 한국 증시를 떠나는 외국인 자금의 탈출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강현철 팀장은 “정책 기대가 식으면서 빠져나갈 단기자금은 거의 다 나갔고 내주 초면 진정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