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런? 아니 뱅크론펀드!…美금리 인상땐 추가 수익 기대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지난달 말 월지급식 뱅크론펀드인 ‘프랭클린 미국금리연동 특별자산펀드’를 내놓았다. 수익금을 만기 때 한꺼번에 지급하는 뱅크론펀드를 지난 4월 선보인 데 이어 매달 수익금을 주는 상품도 추가한 것이다. 이 회사의 조성연 부장은 “뱅크론펀드를 처음 출시할 때만 해도 투자자의 관심이 이처럼 커질 줄 몰랐다”며 “펀드 설정액이 5개월 만에 1300억원을 넘었다”고 말했다.

작년 5월 국내에 상륙한 뱅크론펀드(일명 시니어론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한국투자·이스트스프링·프랭클린템플턴 등이 운용하는 10여개 공·사모형 뱅크론펀드에 총 3573억원이 설정됐다. 이 중 89.1%인 3184억원은 올 들어 유입된 자금이다. 해외특별자산 펀드의 올해 순증액(4163억원) 중 상당 부분을 뱅크론펀드가 차지한 것.

뱅크론펀드는 미국 유럽 등의 변동금리부 대출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3개월짜리 리보(국제금융거래의 기준이 되는 런던 은행 간 적용 금리)에다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이어서 현지 시중금리가 뛰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 중앙은행(Fed)이 2008년 12월 이후 고수해온 ‘제로(0) 금리’ 정책을 접고 내년 상반기 중에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면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대출해준 기업이 일부 부도나더라도 선순위 담보를 잡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게 자산운용업계의 평가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 부도율이 상승하면서 수익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하이일드펀드와는 다르다.

정기환 하나대투증권 분당중앙지점 PB(프라이빗뱅커)는 “미국 금리 인상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기존 글로벌 하이일드펀드를 해지하고 뱅크론펀드로 갈아타는 사람이 많다”고 소개했다.

한 은행 PB는 다만 “뱅크론펀드의 목표 수익률이 연 5~6% 선인데, 대부분 기대엔 못 미치고 있다”며 “뱅크론펀드에 투자한다면 최소 2~3년 보유한다는 생각을 갖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현재 판매 중인 뱅크론펀드 수익률은 대부분 소폭 플러스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1~2% 선이다. 작년 8월 설정된 ‘신한BNPP 시니어론펀드1A’의 누적 수익률은 2.43%며, 올 2월 선보인 ‘유진PG 글로벌시니어론사모펀드1’ 수익률은 0.89%다.

뱅크론펀드는 해외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수익이 났을 때 15.4%의 소득세를 내야 한다. 이 펀드 수익을 포함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금융소득이 2000만원(과표 기준)을 초과하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도 포함된다.

■ 뱅크론펀드

미국 등의 투자적격 등급(BBB-) 미만 대출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해외특별자산형 펀드다. 기업이 부도나면 다른 채권보다 먼저 변제받을 수 있어 시니어론(선순위 대출)펀드로도 불린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