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1일 오후3시15분

[마켓인사이트] 상장사 첫 액면가 없는 株 나온다
국내 증시에 무액면 주식이 첫선을 보인다. 무액면 주식은 기업이 증자 등을 할 때 발행가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으나 국내에는 비(非)상장사 일부만 채용하고 있다.

중국 기업으로 201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완리인터내셔널홀딩스는 발행주식 전체인 4869만6351주(액면가 1홍콩달러)를 무액면주로 전환한다고 1일 밝혔다. 완리는 금융 당국과 협의해 연내에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다. 완리는 홍콩에 지주회사를 두고 있으며 외벽 타일이 주력 제품이다. 완리의 국내 공시 대행사인 밸류씨앤아이의 김재우 공시팀장은 “지난 3월 홍콩에서 액면가 제도가 폐지돼 한국에서도 무액면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상법 개정으로 2012년 7월부터 무액면주가 도입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무액면주로 전환한 상장사는 없다. 비상장사 가운데서만 위너스씨앤아이, 토네이도, 뉴바이오벡스 등 세 곳이 있다.

액면주 기업은 증자 등 과정에서 액면가 미만으로 주식을 발행하려면 주주총회 특별 결의와 함께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무액면주 기업은 액면가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발행가를 정할 수 있다. 무액면주 기업은 주식 발행가액 50% 이상의 범위에서 이사회나 주주총회 결의에서 정한 금액으로 자본금을 정한다. 나머지 금액은 자본준비금으로 넣어야 한다. 액면주 기업들은 회사 정관 개정을 통해 무액면주로 전환할 수 있다.

강택신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기업법제팀 과장은 “국내 기업들은 주식을 저가로 발행하려는 한계기업으로 보일까봐 그동안 무액면주 도입을 꺼린 것 같다”며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무액면주가 보편화돼 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