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수확의 계절…결실 맺는 재무설계 노하우
풍요로운 미래 설계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은행 예금에서 1년 이자로 받을 수 있는 돈이 원금의 1%밖에 되지 않는 시대가 왔으니 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가파른 내리막을 걷던 금리가 바닥까지 온 것이다.

돈의 가격을 뜻하는 금리 움직임은 자산운용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금리 1% 시대는 금융소비자들이 그동안 겪어 보지 못했던 낯선 상황이다. 따라서 금리 1% 시대에 필요한 재테크 마인드를 새롭게 가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의 소중함을 알자

금리가 연 10%에서 연 9%로 낮아지는 것과 연 2%에서 연 1%로 떨어지는 것은 수치상으로 모두 1%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같다. 그러나 실제 체감도에서는 큰 차이가 난다. 10%에서 9%로 떨어지는 것의 변화율은 10%에 불과하지만 2%에서 1%로 낮아지는 경우 변화율은 50%나 된다. 느끼는 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초저금리 시대에 금리 1% 차이가 얼마나 중요한지부터 먼저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앞으로 1%의 수익률을 더 올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 따라서 금리 1% 시대에는 리스크 관리를 자산운용의 맨 앞자리에 놓아야 한다.

금리 1% 시대에 해외 투자는 선택 과목이 아닌 필수 과목이다. 해외 투자를 ‘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한다’는 말이다. 한국은 완연한 저금리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내 투자만 고집해서는 과거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도, 안정적인 투자기회를 찾기도 어려워졌다.

자산 시장에서의 양극화 현상도 심해졌다. 사고 싶은 것과 살 수 있는 것 사이의 거리가 멀어졌다. 투자자들이 이제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다. 물론 해외 투자를 하지 않고서도 수익을 낼 수는 있다. 그러나 투자 기회와 리스크 관리라는 측면에서 이제는 해외 투자를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현금흐름의 가치는 올라

금리와 경쟁 관계에 있는 투자처들은 금리가 낮아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은행 예금의 경쟁 상대는 주식, 부동산 등을 말한다. 따라서 은행 금리 이상의 현금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배당주, 임대 수입이 가능한 일부 부동산과 부동산 펀드, 글로벌 채권 등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일을 통해 벌어들이는 근로소득도 현금흐름의 일종이다. 초저금리로 갈수록 급여 형태로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한 일자리의 가치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오래 일할 수 있는 인적 자산은 금리 1% 시대에는 매우 우량한 자산이다. 열심히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재테크가 된다는 말이다.

초저금리 시대에 연금은 가장 기본적인 자산운용 대상이다. 이자는 낮고, 가계 대출은 사상 최고치다. 임금 상승률도 크지 않다. 소비가 어려운 만큼 가계 저축률 역시 사상 최저치다.

이런 와중에도 금융소비자들이 꾸준히 저축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국민연금, 퇴직연금, 연금저축계좌(개인연금)다. 현재 한국의 가장 평균적인 사람들은 사실상 연금에 가장 많은 저축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자신의 돈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수익률은 어떤지, 포트폴리오는 제대로 구성돼 있는지를 점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제는 잠자고 있던 연금을 깨워야 한다. 국민연금은 부부가 함께 받을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하자. 퇴직연금과 연금저축계좌는 분산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퇴직연금과 연금저축계좌는 어느 한 곳에만 투자하지 말고 국내와 해외, 주식과 채권 등에 골고루 나눠 분산투자해야 한다. 저금리·저성장 시대에는 ‘글로벌 분산 투자’가 갈수록 중요하다.
다가온 수확의 계절…결실 맺는 재무설계 노하우
예금에서 벗어나야

은행 예금은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 더 이상 재테크 수단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국내 금융상품 중 최대 판매 상품은 여전히 은행 예금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예금을 통해 재테크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젠 이런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금리 1% 시대에 예금은 재테크의 수단이 아니라 유동성을 관리하는 위한 수단으로 더 적합하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자산을 관리하는 수단이라는 얘기다. 유동성 관리 수단으로서의 예금만 남기고,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예금은 떠나보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