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원자력발전소 터빈의 소재로 쓰이는 스테인리스강 국산화에 성공, 현대중공업과 판매 계약을 맺었다고 29일 발표했다. 이 제품은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4호기에 우선 납품될 예정이다.

포스코가 국산화한 스테인리스강은 터빈 발전에 사용한 수증기를 냉각해 물로 만드는 복수기 소재로 쓰인다. 포스코 측은 부식에 강한 정도인 내식성이 일반 스테인리스강보다 수십배 높다고 설명했다. 원전은 냉각수로 바닷물을 쓰기 때문에 반드시 부식에 매우 강한 소재를 써야 한다. 그동안 부식에 강한 스테인리스강은 제조 공정이 까다로워 일본과 유럽 업체에서 제한적으로 생산했을 뿐 국내에선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포스코는 2009년 현대중공업의 UAE 원전 수주가 확정된 뒤 외국산 소재를 대체할 강종을 개발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원전 기술력 향상은 물론 수출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한 초내식 스테인리스강은 원전 복수기 외에 고효율 화력발전소의 탈황 설비, 역삼투압형 해수 담수화 설비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포스코는 앞으로 강종을 다변화하고 품질, 원가 경쟁력을 높여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