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국내 패션 기업들이 중국 사업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들 기업은 최근 중국에서 성과를 냈거나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있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인 마음을 사로 잡는다"…패션기업들 기대감 '활활'
2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대현은 여성복 '듀엘'의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2010년 수출을 시작한 여성복 '모조에스핀'의 성공을 바탕으로 듀엘도 중국에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

듀엘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20대 겨냥 여성 브랜드이다. 최근 소비경기 위축 등으로 국내 백화점에서는 매출 증가에 한계가 있는 만큼 중국 시장 진출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직진출보다는 중국 현지기업에 수출을 진행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모조에스핀을 수출하고 있는 랑시그룹 측(계열사 북경탁가복장유한공사)과 또 한번 손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대현은 2010년 북경탁가복장유한공사와 10년간 모조에스핀을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상표 사용료 550만달러를 지급받는 방식이다. 현재 베이징, 상하이, 난징 등 대도시 백화점 중심으로 6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모조에스핀은 중국 내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최근 국내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유커 증가와 역직구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인 관광객 은련카드 결제액 기준으로 모조에스핀 매출이 4위를 기록했다. 최근 모조에스핀의 백화점 매출 절반 가량(52.26%·롯데백화점 기준)이 중국인이 사 간 것으로 전해졌다.

대현 관계자는 "(듀엘의) 중국 진출에 대해 구상 중"이라면서도 "시기 등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엠케이트렌드는 올해 스포츠 캐주얼 NBA를 중국에 론칭했다. 5월 중국 심양 롯데백화점 론칭을 시작으로 현재 8개 백화점에서 운영 중이다. 연말까지 20개 매장을 운영하는 게 목표다.

신성통상은 중국에 남성복 지오지아를 수출하고 있다. 지오지아는 지난해 상하이신성통상을 설립해 중국에 진출했다. 브랜드가 협찬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에 지난 3월 45개였던 지오지아 중국 매장은 9월 80개로 뛰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원의 경우 지난해부터 파트너사를 통해 여러 브랜드를 중국에 진출시켰다. 여성복 비키, 씨, 이사베이와 남성복 지이크, 지이크파렌하이트를 선보인 상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현재 여성복 보브 매장 15개를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보브의 성장세가 고무적이어서 다른 브랜드들도 중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직하우스는 최근 중국 사업의 호조를 인정받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자회사인 홍콩법인 TBH글로벌의 지분 10%를 453억원에 골드만삭스 등에 매각한 것. 골드만삭스인베스트먼트홀딩스아시아와 커넥트임프루브먼트가 지분을 각각 5%씩 가져가기로 했다.

더베이직하우스 측은 "신성장동력인 신규 브랜드 쥬시쥬디가 중국 현지에서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면서 "기존 베이직하우스의 호조와 쥬시쥬디 성장세를 인정받아 투자가 성사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중국 사업 기대감에 이들 기업 주가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전날까지 대현의 주가는 45.4% 뛰었다. 같은 기간 엠케이트렌드(54.28%), 신세계인터내셔날(43.19%), 신원(32.28%), 신성통상(19.62%), 아비스타(13.95%) 등의 의류업체도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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