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엠블렘(왼쪽)과 현대차 CI.
국민대 엠블렘(왼쪽)과 현대차 CI.
[ 김봉구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과 자동차트랙 계약학과를 체결해 매년 20명의 산학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장학생들은 현대차로부터 월 100만 원의 학업 장려금을 받으면서 3~4학년 때 현대차가 요구하는 필수 과목을 이수합니다. 졸업 후 현대차그룹 입사가 보장되죠.”

국민대는 올 3월 자동차융합대학을 신설했다. 기존 자동차공학과를 공대에서 옮겨오고, 자동차IT융합학과를 새로 만들면서 독립된 단과대로 새 출발했다. 이외에 조형대학에도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를 신설해 ‘자동차 명문’ 브랜드로 키울 방침이다.

특히 현대차의 수요를 반영해 계약학과 트랙을 개설한 것이 눈에 띈다. 산학 장학생으로 선발된 자동차공학과 학생들은 ‘차량동력학’ ‘자동차구조해석’ ‘자동차전자제어시스템’ 등 현대차가 필수로 지정한 전공 과목을 이수한 뒤 현대차에 입사할 수 있다.

현대차 취업 보장 인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허승진 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장은 “자동차IT융합학과의 경우 올해 신설돼 3~4학년 중에 선발하는 산학 장학생을 아직 배출하지 못했을 뿐” 이라며 “현대차가 원하는 ‘자동차를 잘 아는 소프트웨어 인력’ 수요를 적극 반영해 만든 학과라 장학생 숫자는 현재 자동차공학과의 20명 수준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대는 자동차 엔지니어의 산실로 꼽힌다. 1992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자동차공학과가 배경이다. 지난해 국민대 졸업생 111명이 현대차그룹에 입사하는 등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매년 현대차그룹 입사자 출신 대학 3위권 내에 든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완성차 업체 연구·개발(R&D) 인력에서도 국민대 출신이 전체 1~2위를 다툰다.

강점이 확실하다. 서울 소재 대학 가운데 자동차 전공이 개설된 곳으로는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와 함께 유이하다. 소수 정예인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에 비해 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은 엔진, 샤시, 차체, 전기전자, 정보통신(IT) 등 자동차 전 분야를 아우르는 차이점이 있다.

이런 특성화 강점을 십분 살려 현대차 계약학과 트랙 외에도 독일 보쉬(BOSCH)·KIT·IPG 등과 협약을 체결해 6개월 이상 장기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올해 자동차융합대학의 입학정원은 자동차공학과 75명, 자동차IT융합학과 40명 등 모두 115명.

윤경우 국민대 입학처장은 “수시모집에선 학생부교과전형의 교과성적우수자 I전형과 II전형, 학생부종합전형, 특기자전형으로 나눠 뽑는다. 교과성적우수자 I전형은 학생부 교과 100%로 6배수를 추린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70%와 면접 30%를 합산해 합격자를 가린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 교과성적우수자 II전형은 학생부 교과 100%로 선발한다”고 말했다.

올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예년에 비해 완화됐다. 국어A 수학B 영어 과학탐구(2과목 평균) 4개 영역 중 2개 영역 등급 합이 6 이내여야 한다.

허 학장은 “유사 학과가 드물어 자동차융합대학 학과에 지원한 수험생은 다른 대학에 중복 합격해 빠져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자동차 분야에 확실한 꿈이 있는 학생들이 오기 때문” 이라며 “수능 평균 1.5등급 수준의 우수 학생들이 입학한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