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QM3’
르노삼성 ‘QM3’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하위권 업체 간 ‘물고 물리는’ 경쟁이 치열하다. 부진을 탈피해 상위 그룹에 진입하는 계기를 찾기 위한 마케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국산차 중에서는 르노삼성자동차, 수입차 중에선 프랑스 시트로앵의 노력이 눈에 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국산차 시장에서 6만대를 팔아 판매대수 기준으로 ‘꼴찌’를 했다. 2012년에는 5만9000대를 팔아 쌍용자동차(4만7700대)를 근소하게 앞섰으나 지난해 4000대 차이로 역전당했다.

르노삼성은 올해 초 시무식에서 2016년까지 판매 순위를 3위로 끌어올리자는 목표를 정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3위인 한국GM(15만대)을 따라 잡으려면, 단순 계산으로도 르노삼성 판매량의 2.5배를 팔아야 하는 쉽지 않은 수치다.
자동차 '꼴찌들의 몸부림'…르노삼성·시트로앵, 마케팅 '드라이브'
지금 영업 일선에서는 박동훈 부사장이 뛰고 있다. 박 부사장은 과거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으로 재직할 때, 회사를 수입차 업계 정상에 올려 놓은 경험이 있다. 2005년 1635대였던 판매량을 2012년 1만8395대까지 끌어올렸다.

박 부사장은 영업사원들에게 자신감을 강조하고 있다. 1400여명의 영업직원을 상대로 정신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과거 수년간 회사가 실적 부진에 시달릴 때 직원들 스스로 제품과 회사에 자신감을 잃었다. 이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은 한국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잇따라 들여오고 있다. 지난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3와 QM5를 선보인 데 이어 올 들어 디젤 승용 ‘SM5 디젤’과 중형 세단 ‘SM7 노바’ 등으로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 8월까지의 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성장해 국내외 업체 성장률 최고를 기록한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지난해 6만4000대를 팔아 꼴찌 탈출에 성공한 쌍용자동차는 올해 6만9000대 판매를 목표로 삼고 있다. 르노삼성이 8만대 판매를 목표로 잡고 있어 여차하면 다시 꼴찌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대신 내년을 기대하고 있다. 소형 SUV 신제품 ‘X100’의 내년 초 출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제품은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뒤 내놓는 첫 작품이다. 쌍용차는 여름 휴가 기간에도, 추석 연휴 기간에도 생산설비 개조 작업을 했다. 회사 관계자는 “X100 출시는 쌍용차 도약 플랜에 큰 의미를 갖는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5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냈는데 X100 출시를 계기로 흑자전환한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현재 내수와 수출을 합해 15만대 규모인 판매대수를 2016년까지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시트로앵 ‘그랜드 C4 피카소’
시트로앵 ‘그랜드 C4 피카소’
수입차 중에서는 프랑스 시트로앵의 마케팅이 눈길을 끈다. 시트로앵은 지난해 국내에서 479대를 판매해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 최고급 브랜드를 제외하고 23개 수입차 중 꼴찌를 차지했다. 푸조와 시트로앵을 수입 판매하는 한불모터스 측은 “판매를 늘리기 위해 끌어모을 수 있는 모든 예산을 끌어모아 마케팅 비용을 전년 대비 20% 늘렸다”고 말했다. 한불모터스는 올해 600대를 판매해 바로 윗 순위(19위)인 피아트(지난해 507대 판매)를 따라잡는다는 목표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