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는 공개하지 않고 검찰에 증거로 제출할 듯

삼성전자는 세탁기 파손 논란과 관련, 독일 베를린 시내 자툰 슈티글리츠 매장에 전시돼 있던 문제의 세탁기를 국내에 공수해오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5일 "슈티글리츠 매장은 1층 전략제품 전시실, 2층 매장으로 돼 있는데 1층 전시실에 있던 제품은 독일 현지법인의 자산"이라며 "파손된 제품을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도어 연결부(힌지)가 파손됐다고 주장한 크리스털 블루 세탁기가 도착하는 대로 검찰에 증거물로 제출할 계획이다.

공수되는 제품은 슈티글리츠 매장에 있던 3대 중 한 대다.

같은 베를린 시내 자툰 유로파센터에 진열된 세탁기 4대도 힌지 부분이 파손됐으나 그 제품은 LG전자 임직원들이 매장 측과 변상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LG전자 HA사업본부 조성진 사장이 직접 세탁기를 파손하는 장면이 담겼다는 CCTV 자료를 확보했으나 내부 법률검토 결과 이를 공개하지는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측은 "CCTV를 공개하면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될 수 있어 수사기관에만 증거물로 제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삼성 측은 CCTV 자료의 해상도에 대해 "등장인물의 얼굴을 충분히 식별할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삼성 측은 CCTV 화면에서 조 사장이 무릎까지 굽히면서 세탁기 도어 연결부를 세 차례 꾹꾹 누르는 장면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삼성 측이 CCTV 자료에 대해 어떤 설명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통상적으로 하는 제품 사용환경 테스트를 했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4 기간에 자사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며 LG전자 조 사장과 세탁기 담당 임원 등을 업무방해·재물손괴·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의뢰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경제사건 전담부서인 형사4부(이주형 부장검사)에 사건을 배당했다.

검찰은 이목이 집중된 데다 사건이 외국에서 벌어진 점을 고려해 직접 수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검찰은 삼성전자가 확보한 CCTV와 문제의 세탁기를 넘겨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양측 임직원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김계연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