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시리즈는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누렸다. ‘할배’가 유행하자 제작진은 ‘누나’로 ‘꽃보다’ 시리즈를 이어갔다. 지난해 방송된 ‘꽃보다 누나’는 할아버지 대신 윤여정·김자옥·김희애·이미연 등 중장년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웠다. ‘누나’ 편 역시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중·고등학생의 책받침 속 사진 스타 1위였던 이미연의 출연에 그녀를 추억하는 팬들은 크게 환호했다. 이미연은 1990년대 초반 청순 여배우의 대명사였지만 최근 몇 년간 좀처럼 TV에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그녀가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치자 팬들이 채널을 고정시켰던 것이다. 또 여행 내내 직설적이고 호탕한 여장부 같은 그녀의 성격은 시청자들의 호감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이미연과 세 여배우의 여행기를 담은 ‘꽃보다 누나’는 첫 방송부터 9.16%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방송 중 나온 그녀의 가방과 패딩조끼는 시중에서 완판 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청순 여배우 청담동 빌딩, 구입 5년 전 대비 10억원 올라

왕년의 하이틴 스타 이미연(42)은 청담동에 빌딩 한 채를 소유했다. 빌딩 전문가와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미연은 지난 2009년 2월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의 빌딩 한 채를 60억원에 매입해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미연 빌딩은 고급 아파트와 빌라가 들어선 영동대교 서쪽 목화 아파트 뒤편에 자리했다. 빌딩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이며 연면적은 약 711.72㎡(약 218평)이다. 빌딩에는 사진 스튜디오, 편의점, 웨딩숍, 사무실 등이 입주해 있다.

빌딩거래전문가인 박종복 미소부동산 원장은 “이미연의 청담동 빌딩의 경우 고급주택가 한가운데 자리했다”며 “이 지역은 기본적으로 시세 자체가 비싸서 이미연 빌딩의 현 시세는 약 70억원에 이를 것이다”고 추산했다.

이어 박 원장은 “대지면적은 394.9㎡로 평수로 치면 약 119.6평이 나온다”며 “3.3㎡(1평)당 가격은 약 5853만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매입 당시 가격이 60억원, 현재 예상 시세가 70억원을 감안하면 이미연은 5년만에 10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 청담동의 이미연 빌딩(사진)에는 스튜디오, 편의점, 웨딩숍, 사무실 등이 입주해 있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 주변의 부동산 시세는 원체 비싸서 이미연 빌딩 역시 7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스카이데일리
▲ 청담동의 이미연 빌딩(사진)에는 스튜디오, 편의점, 웨딩숍, 사무실 등이 입주해 있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 주변의 부동산 시세는 원체 비싸서 이미연 빌딩 역시 7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스카이데일리
1971년생인 이미연은 세화여자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7년 ‘미스 롯데’에 선발돼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원미경·이미숙 등 당대 스타들의 산실이라 불린 미스롯데 출신답게 그녀는 이듬해 KBS 드라마 ‘사랑의 기쁨’에 발탁됐다.

주로 청순한 소녀의 이미지 역할을 맡은 그녀는 1989년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의 주인공 은주 역을 맡으며 일약 하이틴스타로 급부상했다.

큰 눈의 가녀린 첫사랑 이미지의 이미연은 CF에서 주가가 상승했다. 당시 그녀가 출연한 모 초콜릿 광고는 이미연의 트레이드마크가 될 정도로 유행했다.

톱스타와 신인배우의 사랑과 결혼 그리고 이혼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이미연은 1995년 25세의 어린 나이에 결혼을 발표했다. 그녀는 평단으로부터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대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1990년 KBS 연기대상 여자신인상을 비롯해 제26회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제10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신인여우상, 1993년 제31회 대종상영화제 여우조연상 등을 수상하며 여배우로 한창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쉬울 것 없는 여배우의 갑작스런 결혼발표에 팬들과 연예계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의 결혼 상대는 당시로선 무명이나 다름없던 배우 김승우였다. 최고 주가를 올리는 여배우의 결혼상대자가 군 복무 중인 무명배우라는 사실에 팬들은 오히려 인기를 초월한 진실 된 사랑이라며 축하했다. 두 사람은 1994년 영화 ‘결혼 만들기’ 촬영을 계기로 사랑을 키웠다.

하지만 부부의 결혼 생활은 오래 가지 못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00년 이혼에 합의하며 결혼 생활의 종지부를 찍었다.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은 당일 이미연은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당시 그녀는 수상소감에서 “지금 내 곁에 그 사람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혼 딛고 ‘명성황후’로 연기 정점…예능으로 대세누나 등극

2000년과 2001년 이미연은 영화와 드라마에 잇따라 출연했다. 2000년 영화 ‘주노명 베이커리’를 시작으로 영화 ‘물고기자리’, 2001년 영화 ‘인디안 썸머’, ‘흑수선’을 비롯해 KBS 드라마 ‘명성황후’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드라마 ‘명성황후’는 구한말 혼란스런 대한제국의 상황과 비극적 최후를 맞이한 명성황후의 일대기를 그린 대작 드라마로 문근영·이미연·최명길이 명성황후 역을 맡았다.

이미연은 계약 당시 100부까지만 출연하기로 정했는데 인기를 끌자 제작진이 24회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미연은 최초 계약대로 100회까지만 출연할 의사를 내비쳤고 결국 최명길이 명성황후 역을 이어 받아 종영할 수 있었다. 그래서 드라마 ‘명성황후’에서 명성황후의 카리스마 있는 대사 “내가 조선의 국모다”는 최명길이 맡았다. 하지만 명성황후 OST인 조수미의 ‘나 가거든’ 뮤직 비디오에서 마지막 대사는 이미연이 맡아 화제를 낳았다.

명성황후 이후 그녀의 활동은 예전만큼 활발하지 않았다. 2005년 영화 ‘태풍’, 2007년 영화 ‘어깨너머의 연인’, 2012년 영화 ‘회사원’ 등 세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또 2007년 SBS 드라마 ‘사랑에 미치다’, 2010년 KBS 드라마 ‘거상 김만덕’ 등 드라마 두 편에 출연한 것이 전부였다.

주·조연을 넘나들며 매 작품마다 폭넓고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으나 평단으로부터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었다. 이런 와중에 그녀가 선택한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의 출연은 이미연에게 있어 ‘신의 한 수’나 다름 없었다. ‘꽃보다 할배’의 후속으로 방영된 이 프로그램에서 이미연은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그녀는 청순함·도도함 같이 자신에게 고착된 이미지를 스스로 깨버렸다. 리얼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자연인 이미연은 건강하고 쾌활하며 어른에게 예의가 있었다. 무엇보다 호탕하게 웃는 모습은 시청자들이 전에 볼 수 없었던 여장부 그 자체였다.

그녀가 방송을 통해 보여준 패딩조끼·신발·가방 등 그녀의 스타일링 제품들은 여성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데뷔 이후 꾸준히 사랑받았던 ‘셀러브러티’임을 그녀는 다시 한번 스스로 입증했다.

이미연은 ‘꽃보다 누나’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숱한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몇 차례의 화보촬영과 광고촬영 외에는 그녀의 활동계획은 알려진 바가 없다. 후문으로는 그녀가 차기작을 위해 다양한 작품을 후보군에 올려놓고 검토 중이라 전해졌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