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외면회가 시행되면서 충남 논산훈련소 주변에 훈련병과 가족들이 쉴 수 있는 펜션이 늘고 있다. 임호범 기자
영외면회가 시행되면서 충남 논산훈련소 주변에 훈련병과 가족들이 쉴 수 있는 펜션이 늘고 있다. 임호범 기자
지난 5일 충남 논산시 연무읍 논산훈련소 인근에 있는 김소진 씨(58) 농가주택. 김씨는 3000만원을 들여 집을 방이 6개인 펜션으로 바꾸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김씨뿐만이 아니다. 논산훈련소 주변엔 지난 2년간 200여개의 펜션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2012년 1월부터 허용된 논산훈련소 훈련병의 영외면회가 지역사회에 가져온 변화다.

매주 수요일, 논산 경제가 들썩인다
김씨는 “좀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영외면회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주택 개량을 결심했다”며 “큰돈을 버는 건 아니지만 부수입치곤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펜션은 관광지의 고급 펜션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훈련병과 가족이 머물다 가기에는 모자람이 없다는 평이다.

○연 200억원 시장을 잡아라

논산시에 따르면 논산훈련소에 입소하는 훈련병들은 한 번에 평균 1600명으로 올해는 74회가 예정돼 있다. 연간 12만명에 달한다. 이는 논산시 인구 13만명과 맞먹는 숫자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 5주차 훈련을 마치고 자대 배치에 앞서 부대 밖에서 가족과 애인, 친구들을 만난다.

1954~1959년까지 시행했던 영외면회는 2011년 11월부터 두 달간 시범운영을 거쳐 2012년 1월부터 다시 시작됐다. 시행 첫해엔 훈련병들이 면회를 온 가족과 만날 공간이 없었다. 면회 시간이 다섯 시간 남짓이라 멀리 이동하기엔 부담이 컸다.

박노수 연무대민박촌 촌장(59)은 “영외면회 초기만 해도 훈련병들이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며 “이에 인근 농가들이 하나둘씩 빈방을 이용해 휴식공간을 제공했고 이달 현재 200여곳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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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에서 400m 정도 떨어진 ‘연무대민박촌’의 원래 마을 이름은 연무읍 금곡3리로, 이젠 민박촌이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다. 35가구가 사는 연무대민박촌의 1년 매출은 가구당 500만원꼴이다.

펜션들은 하루 10만원을 받고 인터넷, 온수, 에어컨 등이 딸린 방에다 점심까지 제공한다. 훈련병들이 부대 근처에 머물면서 식당과 커피숍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1년 말 1802개이던 논산시의 일반음식점은 현재 1845개로 43개가 늘었다. 커피숍 등 휴게음식점도 208개에서 271개로 증가했다.

땅값도 오르는 추세다. 충남도의 올해 개별공시지가 평균 상승률이 3.9%인 데 비해 논산시의 상승률은 4.1%로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 지난해 논산시의 개별공시지가 상승률은 3.7%였다. 논산시는 영외면회로 지난 2년간 200만명이 다녀갔고 경제효과도 4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논산, 군사도시로 키운다

논산시는 연무읍 일원 4만2000㎡에 71억원을 들여 병영테마파크를 조성 중이다.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 전투체험장과 놀이기구 등을 설치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3억원을 들여 훈련소 앞에 입영 장정과 면회객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조성했다. 2004년엔 85억원을 들여 백제군사박물관을 설립, 면회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전철수 논산시 민군대외협력담당은 “여기에 KTX 훈련소역과 국방대 이전 등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논산이 군사도시로서 위상을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산=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