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클라우드 해킹 아니다" 발뺌
애플이 3일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누드 사진 유출 파문과 관련해 아이클라우드 시스템은 해킹당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사건을 수사하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아이클라우드 서비스 중 하나인 ‘내 아이폰 찾기’의 취약점이 해킹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4Chan에 제니퍼 로렌스(사진) 등 스타들의 누드 사진이 게시됐다. 범인은 여배우들의 아이클라우드 계정을 해킹해 사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에 애플은 “40시간 이상 조사한 결과 아이클라우드 시스템 자체가 뚫린 것은 아니다”며 “이용자 이름, 비밀번호, 보안 질문 등에 대한 정교한 공격으로 계정이 탈취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FBI 관계자는 “해커가 ‘내 아이폰 찾기’의 버그를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임의의 패스워드를 반복적으로 대입해 일치하는 경우를 찾는 ‘브루트포스’ 공격으로 계정을 해킹한 듯하다”고 말했다. 내 아이폰 찾기 서비스는 유출 사고 직후 애플이 부랴부랴 패치를 하기 전까지 잘못된 비밀번호가 여러번 입력돼도 계정이 차단되지 않는 취약점이 있었다. 아이클라우드가 브루트포스 공격에 무방비였다는 의미다.

애플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파문은 확산되고 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애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급증했다. 일각에선 이번 해킹이 아이폰4의 수신 결함 논란만큼이나 애플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아이폰6 발표를 1주일 앞둔 시점에 보안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현재 아이클라우드 이용자는 3억2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