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유주의 석학들의 모임인 몽펠르랭소사이어티(MPS)가 2017년에 한국에서 지역총회를 연다. 경제적 자유를 재확인하는 세계 자유주의자들의 총회를 우리가 주관하게 된 것은 대한민국 경제학계에 크나큰 경사다. 시카고학파 등 세계 경제석학 300여명이 모여, 최근 그들이 사회발전과 경제혁신의 성공 사례로 꼽은 대한민국 수도에서 경제자유의 지적 향연을 개최하는 것이다.

MPS는 경제주체들의 자발적인 혁신만이 진정한 경제성장을 이끈다는 논지를 견지해오고 있는 경제학자들의 단체다. 정부의 재정 개입과 간섭을 지지하는 케인스학파의 대척점에 서서 세계 경제학계를 양분하고 있다. 2017 서울총회는 여러가지 점에서 의의가 있다. 우선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가 스위스의 작은 도시 몽펠르랭에서 “자유로운 사회의 존속을 보장할 수 있는 원칙들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MPS를 창립한 지 꼭 70년이 되는 해다. 우리나라로서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지 20년이 되는 해고, 또 그해 말에는 차기 대통령을 뽑는 해이기도 하다.

주제가 ‘번영의 길’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최근 우리 사회를 억누르고 있는 경제민주화, 무상복지 등의 아젠다가 얼마나 시대착오적인지, 또 왜 실질적인 복지를 못 만들어내는지를 각국의 경험과 석학들의 통찰력을 통해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중민주주의 시대에 경제적 자유를 보장하는 해법을 찾는다는 점에서 차기 대통령과 정부에는 더할 나위 없는 조언이 될 것이다.

MPS는 경제적 자유를 전파하는 단체다. 2차대전 직후 나치즘과 스탈리니즘이 횡행하던 당시 인류의 번영은 오직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보장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천명한 이래의 오랜 사명이다. 자유주의 부활운동을 벌인 하이에크는 덩샤오핑에게 ‘농민의 농업할 자유’를 권고하면서 중국의 변화를 이끌어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국경제신문이 딛고 있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하이에크는 “빠르건 늦건 간에, 선악에 대해 영향을 끼치는 것은 기득권이 아니라 사상”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사시(社是)이기도 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창달’할 방법을 좇아 2017 몽펠르랭 서울총회를 유치했다. 독자 여러분에게 기쁜 마음으로 이 사실을 먼저 보고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