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는 1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첨단기술산업개발구에서 8.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현지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왼쪽부터 조준호 ㈜LG 사장,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구 회장, 천젠화 광저우시장, 천즈잉 광저우개발구 주임, 뤄웨이펑 광저우 부시장. /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는 1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첨단기술산업개발구에서 8.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현지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왼쪽부터 조준호 ㈜LG 사장,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구 회장, 천젠화 광저우시장, 천즈잉 광저우개발구 주임, 뤄웨이펑 광저우 부시장. / LG디스플레이 제공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TV시장인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섰다. 구 회장은 1일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데 이어 포스트 시진핑 시대를 이끌 유력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와 주샤오단(朱小丹) 광둥성장 등을 잇따라 만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구 회장은 작년 6월 박근혜 대통령 순방 때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사업장 방문을 위해 중국을 찾은 것은 2009년 이후 5년 만이다.

구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기자들을 만나 “앞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전략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저우 공장 준공을 계기로 원가 절감을 위한 최고의 생산기지로 접근하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구본무의 뚝심…"디스플레이 1등 LG의 힘, 中서도 통하게 하라"
○8세대 중국 LCD공장 본격 가동

구본무의 뚝심…"디스플레이 1등 LG의 힘, 中서도 통하게 하라"
LG디스플레이는 이날 8.5세대(2200×2500㎜) LCD패널 공장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 42·49·52인치 TV용 디스플레이를 월 6만장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2016년 말까지 생산능력을 월 12만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거래처도 확보했다.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콩카 창훙 등 중국 선두권 TV제조사들에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인근의 LG전자 중산 TV공장에도 공급한다. 설립 4년 만에 중국 스마트폰 1위에 오른 뒤 최근 TV시장에도 진출한 샤오미도 고객사로 확보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광저우 공장은 중국 주요 TV업체 공장이 인접해 있어 물류비 감소는 물론 적기 공급을 위한 유리한 입지 여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LG는 중국 현지에 디스플레이 일관생산 체제도 구축하게 됐다. 이 때문에 광저우 난징 옌타이 등 세 곳에서 운영 중인 LCD 모듈사업과 시너지가 기대된다. LCD 모듈은 LCD 패널에 백라이트유닛(BLU) 등의 부품을 조립해 구동이 가능한 완제품으로 만드는 공정이다. 그동안 파주 공장에서 만든 패널을 중국에서 모듈로 만들어왔다. 최재익 LG디스플레이차이나 상무는 “5%인 관세와 물류비, 인건비 등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디스플레이를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게 됨에 따라 그동안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LG가 TV 휴대폰 등 IT사업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석이조’ 겨냥한 승부수

LG는 TV와 디스플레이시장에서 세계 2위와 1위를 달리는 강자다. 그러나 세계 최대 TV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는 사업이 부진했다. 중국 TV시장 점유율은 2.2%에 불과하고 디스플레이는 BOE 차이나스타 등 중국 토종업체에 밀려 4위에 그치고 있다.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밀린 탓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대형 디스플레이 수입관세를 인상(3%→5%)하고, 60% 내외인 디스플레이 자급률을 2015년까지 80%로 확대하기 위해 현지 디스플레이 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자칫 중국 업체들에 밀려 세계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감이 적지 않았다.

LG는 디스플레이 현지 생산으로 원가경쟁력을 높여 중국 TV시장 열세를 만회하는 것은 물론 중국 패널시장 주도권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쑤저우에 8세대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가동한데 힘입어 지난 2분기 중국 UHD TV시장에서 1위에 오른 것과 무관치 않다.

LG는 세계 TV시장의 핵으로 등장하고 있는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 중국 TV업체들의 생산 공장이 인접해 있는 입지조건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 2위 TV업체인 스카이워스 공장은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과 인접해 있고 콩카, 창훙, TCL 등의 공장도 광둥성에 있다. 왕즈쥔 스카이워스 구매담당 총감은 “현지 생산으로 구매 조건이 훨씬 좋아진 LG디스플레이의 패널 비중을 현재 40%에서 5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저우=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