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시장에서 달러의 위상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 각국의 외환보유액 중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3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 지난 3월 말 현재 각국 외환보유액 중 달러 비중은 60.9%로 전년 동기보다 약 1%포인트 하락했다고 전했다. 1999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출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기축통화인 달러 비중은 2001년 6월 약 73%를 정점으로 낮아지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안전자산인 달러가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었지만 각국은 오히려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을 줄였다. 일본 엔화 비중도 1999년 6%에서 올 3월 말 4%로 떨어졌다.

달러와 엔화의 인기가 시들해지는 동안 고금리의 자원보유국 통화와 중국 위안화 비중이 커졌다. 캐나다달러와 호주달러 보유 비중은 각각 1.9%, 1.7%나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이례적으로 양적완화가 장기화되자 운용 면에서 유리한 고금리 통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