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에도 눈치를 보며 금리 인하를 미뤄오던 은행들이 29일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떨어뜨렸다. 정기예금 금리가 사실상 연 1%대 길목에 들어서자 전문가들은 유로하이일드펀드 기업어음(CP) 위안화예금 등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예·적금금리 '뚝'
○국민·우리銀, 0.1~0.2%p 인하

우리은행은 이날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정기적금 금리는 0.2%포인트 일제히 내렸다. 국민은행도 대표 4개 예금 상품 금리를 0.1~0.2%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하이스토리예금’ 금리는 연 2.35%에서 연 2.25%로, 우리은행의 ‘우리겨레통일예금’은 연 2.4%에서 연 2.3%로 떨어졌다. 모두 1년 만기 상품이다.

하나은행은 이보다 앞선 지난 22일 예·적금 금리를 0.05~0.2%포인트 내렸다. 하나은행 대표 예금 상품인 ‘고단위플러스예금’은 1년 만기 기준으로 연 2.1%다. 농협은행도 20일 ‘큰만족 실세예금’ 금리를 연 2.4%에서 연 2.05%로 대폭 내렸다.

은행들은 이번 금리 인하조정 대상에서 대출상품은 제외했다. 코픽스 금융채 등 각종 시장금리에 연동돼 있어 자동변경되기 때문이다.

○유로하이일드·CP·위안화예금에 관심 둬야

전문가들은 갈수록 금리가 떨어지는 예·적금통장을 대신해 원금보장형 유로 하이일드펀드 등에 주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금리 인상 분위기에 따라 미국 하이일드상품의 매력이 한 풀 꺾인 것과 달리 유럽은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이 있어 유망하다는 진단이다. 양적완화로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이 상승한다는 얘기다. 증권사와 은행권은 유럽 하이일드 상품을 원금보장형으로 설계해 연 4~6% 수준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어음, 중국 위안화예금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국민은행이 지난 21일 판매한 목포산업단지 조성 관련 기업어음은 이틀 만에 한도(410억원)가 소진됐다. 위안화 예금도 금리가 연 3% 안팎이라는 입소문에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품들은 상품 구조가 복잡한 만큼 관련 기업의 신용도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박신영/김일규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