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에 최근 3개월 동안 시중금리가 급락한 것과 달리 보험금 담보(보험계약)대출 금리는 거의 떨어지지 않고 있다. 22개 생명보험회사 중 3개월 동안의 금리 하락기에 보험계약대출 이자를 내린 곳은 1곳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확실한 담보가 있는 대출임에도 불구하고 이자(최고 금리기준)가 10% 선에서 고공비행 중이다.

○22곳 중 19곳이 높은 이자 받아

시중금리 계속 떨어지는데…보험 담보대출 金利는 '요지부동'
보통 ‘약관대출’로 부르는 보험계약대출은 언제라도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내줄 수 있도록 한 규정에 따라 보험사 내부에 적립하는 해지환급금 등이 담보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고 중도상환수수료도 없어 서민들이 애용해 대출잔액이 5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대출이 연체되면 해지환급금에서 빼가면 되기 때문에 보험사로서도 안전한 대출이다. 은행에서 예금을 담보로 싸게 돈을 빌리는 것과 비슷하다.

약관대출 금리는 가입자의 보험료를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예상수익(예정이율)에다 일정한 마진(가산금리)을 붙여서 결정한다.

문제는 이 가산금리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27일 현재 생보사의 확정금리형 약관대출 가산금리는 1.5~2.6%포인트다. 보험연구원이 2012년 분석한 적정 가산금리 ‘2%포인트 이내(금리연동형은 1.5%포인트 이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또 은행 예금담보 대출 가산금리 1.2~1.25%포인트의 두 배에 달한다.

가산금리가 2%포인트 미만인 생보사는 신한 KB 라이나(이상 1.5%포인트)등 3곳에 그쳤다. 2%포인트 이상을 받는 19곳 중 교보생명과 흥국생명의 가산금리가 2.6%포인트로 가장 높다.

KDB생명의 약관대출 금리가 최고 10.9%로 가장 높다. 하나생명이 8%로 제일 낮다.

○금리 장기 하락에도 ‘모르쇠’

6월 초 연 2.8%대이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현재 2.5%대로 0.3%포인트 내렸다. 시중금리가 급락했지만 같은 기간 약관대출 금리를 인하한 곳은 신한생명이 유일하다.

조사 기간을 더 늘려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최근 2년 동안 기준금리는 0.75%포인트 내렸지만 대부분 보험사의 가산금리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의 가산금리는 각각 2.6%포인트와 2.3%포인트에서 2년 넘게 요지부동이다. 알리안츠생명과 신한생명도 마찬가지다.

한 보험사 약관대출 실무자는 “예전에 판매한 고금리 상품에서 발생하는 역마진을 약관대출자들로부터 보충하려다 보니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출이자가 낮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가산금리는 회사의 경영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그 차이가 너무 커 금융당국의 기준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