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세금회피 논란에 휩싸였다. 버핏이 캐나다 최대 커피체인 팀 호튼스 인수전에 뛰어든 버거킹에 자금을 지원한 것이 문제다. 버거킹이 합병법인 본사를 캐나다에 두기로 하면서 미국의 높은 법인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딜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캐나다 연방 법인세율은 15%로 미국의 35%보다 훨씬 낮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미국 기업들이 세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해외 인수합병(M&A)을 한 후 본사를 법인세율이 낮은 쪽으로 옮긴다는 비판이 비등한 상황이다.

세금회피 논란이 커지자 당장 버핏을 보는 미국 내 여론이 싸늘해지고 있다고 한다. 세금 회피를 위해 본사를 이전하는 기업을 ‘비애국적’이라고 비판해 왔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곤란에 처했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부자 증세의 필요성을 강조할 때마다 버핏의 논리를 자주 인용해왔다. 연소득 100만달러 이상 부유층에 대해 최소 30%의 세율 적용이라는 이른바 ‘버핏 룰’도 그래서 나왔다.

세상이 버핏을 칭송하게 만든 거액 기부만 해도 실은 상속세 회피 수단이며 동시에 큰아들 하워드 버핏에 대한 절묘한 경영권 상속이라는 비난도 있다. 버핏이 빌 게이츠와 함께 세계 억만장자들에게 기부서약을 하자며 초청장을 보냈을 때 독일의 부호 페터 크래머는 “정부에 세금으로 내야 할 돈을 자신이 기부라는 이름으로 마음대로 쓰는 것은 맞지 않다”고 응수한 일도 있다. 상속세와 고율소득세를 옹호했던 버핏도 정작 자신은 세금 내기 싫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