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워런 버핏도 세금은 싫어한다
세금회피 논란이 커지자 당장 버핏을 보는 미국 내 여론이 싸늘해지고 있다고 한다. 세금 회피를 위해 본사를 이전하는 기업을 ‘비애국적’이라고 비판해 왔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곤란에 처했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부자 증세의 필요성을 강조할 때마다 버핏의 논리를 자주 인용해왔다. 연소득 100만달러 이상 부유층에 대해 최소 30%의 세율 적용이라는 이른바 ‘버핏 룰’도 그래서 나왔다.
세상이 버핏을 칭송하게 만든 거액 기부만 해도 실은 상속세 회피 수단이며 동시에 큰아들 하워드 버핏에 대한 절묘한 경영권 상속이라는 비난도 있다. 버핏이 빌 게이츠와 함께 세계 억만장자들에게 기부서약을 하자며 초청장을 보냈을 때 독일의 부호 페터 크래머는 “정부에 세금으로 내야 할 돈을 자신이 기부라는 이름으로 마음대로 쓰는 것은 맞지 않다”고 응수한 일도 있다. 상속세와 고율소득세를 옹호했던 버핏도 정작 자신은 세금 내기 싫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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