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과 스마트폰 앱으로 쉽게 원룸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직방’ 서비스를 개발한 안성우 채널브리즈 대표(앞줄 오른쪽)와 직원들이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웹과 스마트폰 앱으로 쉽게 원룸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직방’ 서비스를 개발한 안성우 채널브리즈 대표(앞줄 오른쪽)와 직원들이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원룸을 구하러 다닐 때마다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 어려워 분통이 터졌어요. 방을 보러 일일이 찾아가야 했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방은 허위 매물이 많았으니까요. 이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예요.”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26일 만난 벤처기업 ‘채널브리즈’의 안성우 대표는 “1~2인으로 이뤄진 소규모 가구가 급속히 늘고 있어 이를 대상으로 하는 전·월세 시장도 점차 커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채널브리즈가 만든 ‘직방’ 서비스는 웹페이지(zigbang.com)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의 원룸과 투룸, 아파트, 오피스텔 등을 한눈에 찾을 수 있는 서비스다. 1인 가구 수요에 맞춰 전·월세 매물만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 매매는 취급하지 않는다. 2030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웹과 앱의 월간 순방문자(UV)가 300만명을 넘어선 이 서비스는 이날 알토스벤처스에서 30억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스마트폰으로 쉽게 검색

직방 웹이나 앱을 이용하면 회원 가입을 할 필요 없이 지역과 원하는 가격대별로 전·월세 매물을 검색할 수 있다. 방 사진은 100% 실사진을 올리는 것이 규칙이다. 관심있는 방을 찾았을 때 ‘문의 신청’을 누르면 직방 플랫폼에 그 방을 올린 중개사가 직접 전화를 한다. 이 중개사와 약속을 잡아 방을 둘러볼 수 있다.

서비스가 출시된 건 2012년 초다. 안 대표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오랫동안 혼자 살았는데, 방을 구하러 다닐 때마다 골치가 아팠어요. 전·월세 방을 한눈에 알려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서울대 통계학과 98학번인 그는 게임회사 엔씨소프트를 거쳐 삼일회계법인에서 일했다. 이후 윤관 대표가 이끄는 미국 벤처캐피털 ‘블루런벤처스’에서 심사역을 맡았다. 중국 등 다양한 해외 벤처기업을 살펴보다 보니 직접 창업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1기생으로 들어갔다. 2010년 12월 채널브리즈를 창업하고 처음 개발한 서비스는 직방이 아니었다. 블로그나 카페 등 다양한 웹페이지에 결제 시스템을 붙여 개인이 물건을 팔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인 ‘포스트딜’이었다. “‘누구나 자기 블로그에서 직접 판매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이용자들은 오픈마켓 등 이미 구축된 플랫폼이 더 편하다고 생각했는지 좀처럼 모이지 않더군요.” 포스트딜 사업을 접을 무렵 잊고 있던 전·월세 정보 플랫폼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알토스벤처스서 30억 투자 유치

온·오프라인 결합 서비스다 보니 포스트딜보다 발품을 팔 일이 훨씬 많았다. 직원들과 함께 부동산 중개업체를 만나 설득하고, 매물로 올라온 방의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원룸가를 헤매기도 했다. 포스트딜 사업을 위해 받은 15억원의 초기 투자금은 거의 다 떨어져 갔다. 고생스러운 나날이었지만 이미 입소문은 시작되고 있었다.

이용자가 늘어나는 동시에 후속 투자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알토스벤처스의 30억원 투자에 앞서 채널브리즈는 지난 6월 스톤브릿지캐피탈 등에서 30억원을 투자받았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액은 90억원에 달한다.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어려운 시간을 거쳐 포기하지 않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이미 투자를 받은 상황이었지만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채널브리즈는 GS샵과 손잡고 조만간 디자인 소품 쇼핑몰인 ‘텐바이텐’의 가구도 직방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단순한 전·월세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바꿔 나가는 서비스가 되고 싶다”며 “연내 500만명의 이용자를 모집하고, 의식주 가운데 ‘주’와 연계된 다채로운 서비스를 붙여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