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잡아라 "…심장 작아진 수입차
30대 직장인 박현종 씨는 결혼 전 수입차를 타보겠다는 작은 꿈을 갖고 있다. 준중형 SM3를 타고 있는 그는 비슷한 배기량의 수입차를 바꿀까 생각 중이다. 박씨는 “아직 미혼이어서 작은 차를 타고 다니는 게 편하다”며 “배기량은 작아도 연비 좋고 힘 좋은 차로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배기량 2000㏄ 미만 수입차가 시장을 키우고 있다. 같은 차체에 엔진 크기만 줄인 신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연료통을 줄여 연료소비효율을 개선하고 성능은 더 높이는 다운사이징 추세에 맞춘 차들이다. 젊은 수입차 고객들이 늘어난 배경도 작은 엔진을 얹은 소형차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파사트 1.8, A3 1.6, 미니 1.5 등 출시

폭스바겐코리아는 이달 중형 세단 파사트의 1.8 가솔린 모델을 출시했다. 최고 출력은 170마력으로 종전 2.5 가솔린과 동일하지만 연비(11.6㎞/L)가 13% 개선됐다. 가격은 3450만원으로 2.5모델보다 380만원 낮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차값 인하에 낮아진 자동차세까지 추가하면 400만원 이상 비용 부담을 덜었다”며 “국산 그랜저 수요까지 정조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우디코리아는 8월부터 1.6 디젤 엔진을 얹은 A3 25 TDI를 판매하고 있다. 국내 시판 중인 아우디 자동차에 1.6 엔진이 장착된 것은 처음이다. 연비는 A3 2.0(16.7㎞/L) 대비 소폭 개선된 16.8㎞/L다. 가격은 3650만원으로 인하됐다.

BMW코리아는 미니쿠퍼 3기통 1.5 디젤을 선보였다. 기존 4기통 미니가 3세대로 풀 체인지되면서 3기통 모델이 나왔다. 출력은 124마력에서 132마력으로 나아졌고 복합 연비는 19.4㎞/L로 하이브리드카 못지 않다. 트림별로 3240만원부터 선택 가능하다. BMW 관계자는 “신차 물량 수급이 안돼 지금 주문하면 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포츠카 업체 포르쉐는 4기통 2.0L 엔진을 얹은 뉴 마칸을 내놨다. 6기통 3.0L 엔진 크기를 줄이면서 연비는 8.9㎞/L로 끌어올렸다. 엔진 사이즈가 작아지면서 가격도 종전 8280만원(기본형)에서 7560만원으로 낮췄다.

볼보코리아도 상반기 다운사이징 추세에 동참했다. 6기통 2000㏄급 엔진을 달았던 S60, S80, V60 등 주력 모델이 4기통 1.6 디젤 엔진으로 교체된 것. 3개 모델은 16.5~17.2㎞/L 사이 1등급 연비를 달성했다.

젊은 층 소형엔진 선호

올 1~7월까지 2000㏄ 미만 수입차 신규등록은 6만1836대다. 전체 수입차의 55%다.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했다. 경제성을 따지는 실속형 운전자들이 수입차 시장에서도 확산되고 있어서다.

소형 엔트리급을 찾는 젊은 고개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작은 엔진은 40~50대 연령보단 20~30대 선호도가 높다. 운전 재미가 부각된 디젤 차 인기 현상도 젊은 층이 두터워지면서 생겨났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배기가스 규제와 맞물리면서 다운사이징 모델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