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CEO 인터뷰] 이영덕 한솥도시락 회장 "디자인·상품·점포 전면 개혁…중장년층 아우르는 브랜드 도약"
“향후 20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 ‘빅 이노베이션’을 선언했습니다. 디자인·상품·점포 등 핵심 부문을 개혁하겠다는 청사진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년간 주력 구매층이었던 1020세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중장년층과 여성 고객까지 아우르는 도시락 브랜드로 도약할 계획입니다.”

이영덕 한솥도시락 회장(사진)은 2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솥도시락 본사 회장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내달부터 ‘후레시 한솥’이라는 프로젝트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후레시 한솥’이란 메뉴 품질 향상, 패키지류의 디자인 변화, 점포 비주얼 개선, 서비스 질과 속도 향상 등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뜻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일본보다 한국 소비자들이 훨씬 더 까다롭습니다. 품질과 가격 두 가지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더 저렴하게, 더 맛있게’를 모토로 도시락을 만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국내 1위 도시락전문점 프랜차이즈인 한솥도시락의 이영덕 대표(66)가 주창하는 도시락 프랜차이즈 사업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소비자에게 가격 대비 만족을 주는 가격 전략, 점포 운영이 쉽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게 하는 가맹점주 성공 전략, 가맹본부가 경영을 잘해서 그 혜택이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는 가맹본사 성장 전략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회장은 1993년 서울 종로구청 앞에서 1호점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이 세 가지 원칙을 한결같이 지켜왔다.

이 회장은 ‘일본의 부엌’이라고 불리는 교토에서 나고 자랐다. 우동 한 그릇을 먹어도 숨겨진 맛집을 찾아다닐 정도로 음식에 관심이 많았던 부모님 밑에서 자란 덕분에 어릴 때부터 음식에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됐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한국에 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무역업에 발을 들여놓았지만 외식업에 대한 동경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1993년 외식업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고 업종을 도시락 프랜차이즈로 정했다. “당시 한국에는 도시락을 만드는 업체가 많았지만 도시락 브랜드는 전무했습니다. 도시락 시장이 형성돼 있지만 제대로 수익을 내고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브랜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시장에 뛰어들기로 결심했지요.”

이후 20년간 한솥도시락은 승승장구했다. 이달 현재 전국에 647개 점포가 문을 열었고, 내년에는 1000호점을 돌파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사업 초기부터 기존 도시락 업체의 경영 방식과 달리 독자적인 길을 추구했다. 배달 중심의 판매 체계를 따르지 않고 테이크아웃 방식을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테이크아웃 도시락점은 점포 규모와 초기 투자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테이크아웃 판매는 조리와 포장만 하면 되므로 인건비와 점포 운영비도 절감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 같은 저비용 운영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배경인 셈이다.

이 회장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는 가맹점의 수익성이다. 창업비 대비 월 평균 5% 이상의 순익을 내도록 하는 데 가맹본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가맹점주가 창업비로 1억원을 들였다면 월 평균 500만원의 순익을 낼 수 있도록 본사가 관리한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이 추구하는 도시락전문점 시스템의 요체는 바로 수익성인 것이다.

그는 논어의 자로편에 나오는 욕속부달(欲速不達)이란 고사성어를 즐겨 쓴다. “성급하게 서두르면 일이 성사되기 어렵고 너무 잘하려고 하면 일을 망친다는 뜻인데요, 페루 찬차마요 커피사업과 해외 진출 전략도 욕속부달의 정신으로 추진해나갈 생각입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