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중산층 재테크] 스태빌리티 노트…위안화 예금…年3%대 '막차' 남아있다
은행과 증권사 등의 프라이빗뱅커(PB)들은 최근 중산층 고객을 위한 투자상품을 발굴하느라 바쁘다. 기준은 ‘원금 손실 위험이 적으면서 연 3%대의 수익률을 낼 것’이다. 중산층들의 눈높이가 여기에 맞춰져 있어서다.

PB들은 중국 위안화예금을 바탕으로 한 금융상품, 저축은행의 특판 예금상품, 사모 주가연계증권(ELS)과 유사한 구조화 상품인 스태빌리티 노트(stability note), 공기업이나 은행이 발행한 채권 등을 적합상품으로 꼽았다.

◆위안화예금과 저축은행 주목

중국 위안화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신탁·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등은 연 3%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릴 수 있으면서도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상은행, 건설은행 등 중국 현지 은행들이 부도가 나지 않는 한 확정수익률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만기 1년짜리 상품은 연 3%를 웃돈다. 하지만 워낙 인기가 많아 찾기 힘들다고 한다. 최근엔 연 2.6% 수준의 만기 5개월짜리 상품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들이 내놓은 정기예금 상품도 주목할 만하다고 권한다.

친애저축은행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연 3% 이상의 정기예금을 팔고 있다. 소문이 퍼지면서 하루 평균 100억원 이상의 예금이 몰리고 있다. 참저축은행은 지난 19일부터 연 복리 이자율 3.3%짜리 정기예금을 100억원 한도로 판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저축은행의 경우 예금자보호 한도인 5000만원 미만만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 3%대 공사채에도 관심 쏠려

원금 손실 위험을 어느 정도 감수한다면 공기업과 은행들이 발행한 채권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부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인천도시공사채의 경우 신용등급이 ‘AA+’로 높으면서도 연 3.5%(3년 만기) 안팎의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스태빌리티 노트’도 PB들이 추천하는 상품이다. 기초자산의 하루 낙폭이 일정한 범위를 넘어서지 않으면 고수익이 나는 구조화금융상품이다. 코스피200이나 S&P500지수가 하루 1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3%대 수익을 내는 상품이 많이 나와 있다. 다만 일일 낙폭이 10%를 넘어서는 순간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예컨대 코스피200지수가 하루 15% 폭락할 경우 손해가 원금의 50%에 달하는 식이다. 사모상품인 만큼 은행이나 증권회사 창구에 가서 직원과 상담을 거쳐 살 수 있다. 통상 1000만원 이상 규모로 판매된다. 김창수 하나은행 PB팀장은 “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예·적금에 안주하는 중산층 중에서 채권이나 주식이 가미된 투자상품에 눈을 돌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채권도 주목할 만

유럽을 중심으로 한 해외채권도 고려할 만하다. 유럽하이일드채권형 펀드가 대표적이다. 유럽이 경기회복 지연으로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지금 사두면 기준금리가 인하됐을 때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PB들은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관석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은 “금리가 떨어질수록 시중자금이 증시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가 기업소득환류세제 도입으로 배당유인책을 내놓은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부담스럽다면 차라리 노후보장과 세제혜택을 볼 수 있는 연금저축에 가입하는 것도 괜찮다고 PB들은 말한다. 중산층 근로자들이 세제혜택을 얻을 수 있는 몇 안 남은 상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서 퇴직연금의 세액공제 한도를 4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퇴직연금에 1년간 700만원을 납입했을 경우 기존에는 48만원을 연말정산에서 되돌려받았지만 내년부터는 86만원을 받을 수 있다.

박신영/박한신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