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논두렁의 추억
집에 가는 길에 논두렁을 내려다보며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학생들. 지난 19일 논물에 비친 소년 소녀들의 모습은 마치 종이 위에 물감으로 그린 것을 두 겹으로 접어낸 데칼코마니 작품 같다. 물을 흠뻑 머금고 곧추서 있는 벼는 아이들과 함께 무럭무럭 자란다. 필리핀 말로 벼는 바디(badi)다. 우리말과 어원이 같다고 한다. 필리핀 학생들의 등·하굣길이 어릴 적 논에서 뛰놀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최명수 문화스포츠부장 m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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