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용품 전문점 시장의 ‘만년 2위’였던 GS왓슨스가 대표이사와 회사 이름을 동시에 바꾸는 등 전열을 정비했다. 이 회사는 매장을 대폭 확대키로 하는 등 공격 경영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반면 60% 이상의 점유율로 업계 1위인 CJ올리브영은 내실화에 집중할 예정이어서 향후 시장 판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에 밀린 왓슨스, 매장빼고 다 바꿨다
GS왓슨스는 전임 스티븐 양 대표가 물러나고 하태승 대표가 새로 취임했다고 19일 밝혔다. 하 대표는 1990년 LG그룹에 입사한 이후 GS리테일에서 기획 마케팅 영업 등의 업무를 경험했으며 GS왓슨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했다.

GS리테일과 글로벌 기업인 홍콩 왓슨스의 50 대 50 합작사인 이 회사가 한국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왓슨스의 매뉴얼 위주로 사업을 운영하다 보니 제약이 많았다”며 “앞으로 하 대표는 한국 시장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사명도 글로벌 브랜드 통합 차원에서 GS왓슨스에서 ‘왓슨스코리아’로 변경했다.

왓슨스코리아는 점포를 적극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2010년 안팎까지만 하더라도 CJ올리브영과 매장 수에서 큰 차이가 없었지만 그간 지나치게 신중하게 나서는 바람에 이제 격차가 커졌다는 판단이다. 회사 측은 핵심 상권 위주로 매년 30개 이상의 직영점을 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상품권 발행 및 유통업, 건강 및 미용 관련 상품 수출입업 등 정관상 사업목적도 추가했다. 우선 이달 안에 카카오톡을 통해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를 시작한다. 또 왓슨스의 자체브랜드(PL) 제품을 들여와 상품군을 강화하고, 우수한 국내 브랜드 상품은 왓슨스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소개할 계획이다.

CJ올리브영은 왓슨스코리아의 전략에 내실화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매장을 늘리는 대신 판촉 활동에 주력해 기존 매장의 수익성 강화에 힘쓴다는 것. 105개 매장을 열며 공격적인 확장에 나선 지난해와는 달리 올 상반기에는 매장 수를 10개만 늘렸다. 올 들어 1분기에 4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영업수지가 개선된 게 이 덕분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선 왓슨스코리아가 공격 경영을 하더라도 CJ올리브영과의 격차를 단숨에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왓슨스코리아가 매장 확대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각종 투자비 급증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계속해서 외형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