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지식재산권 소송, 김앤장 6승·광장 5승·화우 4승
올 들어 7월까지 영업비밀 침해, 특허권,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 관련 소송을 가장 많이 수임한 로펌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인 것으로 조사됐다. 승소율은 광장 세종 화우가 높았다. 민후 강호 중정 등 지식재산권 분야에 특화한 중소로펌은 사건 수임 건수나 승소율에서 대형로펌에 뒤지지 않았다. 영업비밀 침해 소송은 소송을 제기한 원고가 한 건도 이기지 못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선고된 지식재산권 분야 판결 총 92건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영업비밀침해 소송, 원고 모두 패소

김앤장은 총 10건의 지식재산권 사건을 맡아 6건에서 이겼다. 광장은 7건을 수임해 5건에서 승소했다. 태평양과 화우는 각각 6건을 수임해 화우는 4건, 태평양은 3건에서 이겼다.

지식재산권 소송 중 특허 분야가 26건으로 비중이 가장 컸다. 김앤장은 누가의료기(승소), 노바티스(패소), 반도체 관련 용액을 만드는 일본 회사(패소), 낚싯줄 조정장치를 생산하는 일본 회사(패소) 등 4곳을 대리했지만 3곳에서 패소했다. 광장은 LG생활건강(승소), 세라젬(패소), SK케미칼(승소) 등 3곳을 대리해 2개 소송에서 이겼다. 약사 출신(서울대 약물학 석사) 1호 변호사인 박금낭 변호사는 “광장은 제약, 화학, 생명공학, 반도체 등 공학을 전공한 숙련된 변호사들이 지식재산권 그룹을 구성하는 국내 유일의 로펌”이라고 소개했다. 세종은 전자매뉴얼 특허, 금속유기화합물 제조 판매와 관련해 동양생명보험 및 유피케미칼 측을 각각 대리해 모두 승소했다. 화우도 2건을 대리해 모두 이겼다.

저작권 분야는 22건의 판결이 나와 특허 분야 다음으로 많았다. 영업비밀침해 소송은 총 11건이 판결났으나 원고 측이 승소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법원은 영업비밀이 특정되지 않는다거나 영업비밀로 관리되고 있지 않아 영업비밀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청구를 기각했다. 김도형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영업비밀 침해소송은 직원이 이직할 때 대부분 문제가 된다”며 “직원관리, 보안시스템 등 예방이 중요하고 침해가 예상될 때는 전직금지 가처분 소송 등을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상표권 다툼에서는 법원이 원고 측 손을 많이 들어줬다. 18건의 판결 중 11건에서 원고 측이 승소했다. 법원은 프랑스의 루이비통 본사가 “상표권 침해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짝퉁 판매업자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총 5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또 프랑스 패션 브랜드 샤넬은 서울의 한 마사지업소가 샤넬의 한글 발음은 물론 영어철자까지 그대로 사용했다며 상표권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내 이겼다.

◆중소로펌 선전 두드러져

수임 건수로는 중소 규모 법무법인 민후가 8건으로 전체 순위 2위를 차지했다. 또 강호가 4건, 중정이 2건을 맡았다.

민후는 지리정보시스템(GIS) 업체인 지오서비스를 대리해 에쓰오씨소프트가 모바일 현장조사 시스템의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 승소했다. 또 ‘홍스쭈꾸미’란 음식점 상표를 사용하지 말라는 상표권 분쟁에서도 이겼다. 특히 민후는 포털사이트 네이트 정보유출 사건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로부터 배상 판결을 이끌어내는 등 지식재산권 분야 ‘강소로펌’으로 급부상했다. 소속 변호사 10명의 평균연령은 30대지만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온 김경환 대표변호사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강호는 피죤의 섬유유연제 제품이 자신이 창작한 물방울 이미지를 무단 사용했다며 제기한 저작권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측을 대리해 승소로 이끌었다. TV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제작진을 상대로 만화작가가 제기한 표절소송을 대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