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시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에서 생산직 직원들이 신형 카니발의 상태를 최종 점검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제공
경기 광명시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에서 생산직 직원들이 신형 카니발의 상태를 최종 점검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제공
경기 광명시의 기아자동차 소하리 제1공장. 소형차 프라이드와 미니밴 카니발, 대형 승용차 K9을 같은 조립라인에서 혼류 생산하는 이 공장은 지금 신형 카니발 생산량을 더 늘리느라 바쁘다. 오전 7시부터 새벽 1시40분까지 1.95㎞의 조립라인이 쉴 새 없이 돌아간다.

기아차는 몰려드는 신형 카니발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차종별 생산량을 조정하기까지 했다. 수출용 프라이드 조립을 줄이면서 카니발 생산량을 두 배(월 9200대)로 키웠고, 현장 인력도 최근 119명을 충원해 1250명으로 늘렸다. 조립라인이 돌아가는 속도도 높여 시간당 39.6대를 만들던 것을 지난 28일부터 47.7대로 상향 조정했다.

한재현 소하리1공장장은 “그래도 주문이 너무 많아 일정을 맞추기 힘든 상황”이라며 “모자라는 생산량을 보충하기 위해 광복절 연휴도 반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005년 이후 9년 만에 외관과 엔진을 확 바꾼 3세대 카니발의 인기는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회사 측도 예상하지 못한 인기다. 신형 카니발이 주행성능은 물론 안전성과 편의성, 경제성까지 갖췄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기아차는 당초 월 4000대 정도 생산하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5월22일 사전예약 첫날 3700대 주문받은 것을 시작으로 7월29일까지 두 달여 만에 모두 2만1000대가 판매계약됐다.

문제는 생산능력이다. 카니발의 생산량을 늘렸지만 아직도 1만1000대의 주문이 밀려 있다. 다음달부터는 미국 수출 물량까지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수요에 대처하기 더 힘들어진다. 한 공장장은 “미국 수출 차량을 감안하면 국내 배정 물량은 3000대 수준”이라며 “국내에서 지금 받아 놓은 주문을 처리하는 데만 석 달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신형 카니발은 올 상반기 내수시장 판매가 작년 상반기보다 3.4%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아차의 희망이 담긴 차다. 국내 완성차업체 가운데 국내 판매량이 줄어든 업체는 기아차밖에 없다. 다행히 해외시장 판매가 늘었지만 환율하락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31.7% 줄었다.

기아차는 그러나 걱정이 적지 않다. 카니발의 인기를 이어가려면 생산량이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하는데 노사 협상 분위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현대·기아차 노조 집행부는 2014 임금·단체협상에서 통상임금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며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양사 노조는 2일부터 9일간 여름휴가를 보낸 다음 파업 찬반투표를 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노조 파업으로 2만2171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한 공장장은 “파업 얘기가 자꾸 나와서 임직원이 모처럼 신나게 일하는 분위기가 흐트러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광명=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