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산업환경설비업서 처음 10조원 넘기며 1위
현대엔지니어링, 작년 54위→10위로 수직상승…현대엠코와 합병 덕


삼성물산이 종합건설업체에 대한 시공능력평가에서 9년 만에 1위를 탈환했다.

국토교통부는 전국의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4 시공능력평가' 결과 토목건축공사업 부문에서 삼성물산이 1위를 차지했다고 31일 밝혔다.

삼성물산이 1위에 오르기는 2005년 이후 9년 만이다.

삼성물산은 시공능력평가액이 13조1천208억원으로 평가돼 2위인 현대건설(12조5천666억원)을 제치고 1위가 됐다.

시공능력평가액은 최근 3년간 연평균 공사실적을 반영한 공사실적평가액과 경영평가액, 기술능력평가액, 신인도평가액 등을 합산한 수치로, 매출 규모와는 다르다.

평가 결과 3위는 포스코건설(9조22억원)로 작년보다 두 계단 올랐고, 지난해 3위였던 대우건설(7조4천901억원)은 두 계단 하락해 5위를 기록했다.

대림산업, GS건설, 롯데건설, SK건설은 작년과 똑같이 각각 4위, 6위, 7위, 8위 자리를 지켰고 한화건설은 한 계단 올라 9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54위에 그쳤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10위로 껑충 뛰어오르며 '톱 10'에 진입했다.

지난해 현대엠코와 합병하면서 생긴 시너지 효과 덕분이다.

삼성물산이 올해 1위를 차지한 주 요인으로 해외건설공사 실적 증가가 꼽힌다.

호주 로이힐광산 개발 프로젝트, 중국 서안 반도체공장,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발전소 등을 해외에서 수주했다.

다만 올해 종합건설업 중 토목건축공사업의 시공능력평가액 총액은 212조7천억원으로 작년의 215조2천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공공건설공사의 실적 감소, 건설경기의 침체 지속, 해외공사의 채산성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 때문으로 국토부는 분석했다.

한편 산업환경설비공사업 부문 평가에서는 현대건설(10조4천852억원)이 사상 처음으로 평가액 10조원을 넘기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중공업(8조9천804억원)이 2위, 삼성물산(8조9천764억원)이 3위를 차지했다.

현대건설 등의 분전에 힘입어 산업환경설비공사업도 평가액 1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주력 분야인 토목건축공사업에 이어 산업환경설비공사업도 평가액 10조원을 넘기며 건설산업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약진 역시 우즈베키스탄 탈리마잔 발전소 공사, 베트남 몽주엉 화력발전소 공사 등 해외의 플랜트건설 수주 증가에 힘입은 것이다.

이번 시공능력평가는 종합건설업체 1만82개 사, 전문건설업체 3만3천457개 사, 기계설비공사업체 5천496개 사, 시설물유지관리업체 4천667개 사 등 총 5만3천702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시공능력평가 제도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공사 실적, 재무 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평가해 매년 7월 그 결과를 공시하는 것이다.

시공능력평가 결과는 조달청이 공사 규모에 따라 건설업체의 입찰 참가를 제한하거나 대기업인 건설업체가 너무 작은 액수의 공사에 입찰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도 활용된다.

한편 국토부는 현행 시공능력평가가 지나치게 토목건축업 중심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따라 올해 하반기 중 공청회 등을 거쳐 좀 더 균형 잡힌 평가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

(세종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