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알짜 대단지 '한배 탄 분양'
브랜드 파워를 갖춘 대형 건설사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건립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가 주축을 이룬다. 단지 규모가 작게는 2000가구 내외에서 최대 1만가구에 달해 해당 지역을 상징하는 아파트로 자리 잡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살리기 정책에 힘입어 신규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이들 대단지의 분양 성공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잇따르는 대형 컨소시엄 단지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수도권에서 대형 건설사 두 곳 이상이 공동으로 시공하는 대규모 단지는 ‘왕십리 뉴타운 1구역 텐즈힐’,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DMC가재울 4구역’ 등 10여곳에 달한다.

현대건설·SK건설·포스코건설은 이르면 오는 9월 서울 왕십리뉴타운 3구역에서 2529가구 아파트 분양에 나선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과 붙어있고 청계천과 가깝다. 인근 왕십리뉴타운 1구역 ‘텐즈힐’ 1702가구 단지는 현대산업개발·GS건설·대림산업·삼성물산이 공동 시공 중이다. 지상 25층 21개동으로 이뤄진 이 아파트는 일부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다. 2호선 상왕십리역 신당역, 1호선 신설동역 등과 가깝다. 단지 인근 대형마트 CGV 비트플렉스(왕십리 민자역사)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대형건설사, 알짜 대단지 '한배 탄 분양'
올 연말 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서울 가락동에서 재건축하는 ‘가락시영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철 8호선 송파역과 가까운 이 단지는 9510가구(전용 59~150㎡)로 조성된다. GS·현대산업개발·SK건설이 작년 말 분양을 시작한 ‘DMC가재울 4구역 단지’는 4300가구로 구성됐다. 단지 안에 초·중·고교와 병설유치원이 들어서고 대형 커뮤니티 시설과 실내 수영장이 갖춰진다. 녹지율이 45%에 이른다. 또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은 고덕동에서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를 분양 중이다. 3658가구(전용 59~192㎡) 중 1114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단지 가까이에 고덕산림욕장 까치공원 두레공원 동자공원 등이 있다.

○지역 대표 단지로 부상

서울 잠실 지역 최고가 아파트인 ‘리센츠’와 ‘엘스’는 각각 대우·삼성·대림·우방, 대림·삼성·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이 공동으로 건설한 대표 단지다. 리센츠의 3.3㎡당 평균 매매가(국민은행 기준)는 지난 주말 현재 2999만원, 엘스는 2781만원이다. 송파구 평균 매매가(2197만원)보다 30%가량 높다.

대형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파트 분양에 나선 건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사업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들 대규모 단지가 지역 랜드마크로 부상하면서 가치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경험이 풍부한 대형 건설사들이 함께 시공하면서 상품 설계뿐만 아니라 조경이나 커뮤니티 시설 등에서 강점을 지녔다는 분석이다. 지역별 교통 중심지 등 입지 여건이 좋은 재건축·재개발 현장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분양 마케팅업체인 건물과사람들 최창욱 사장은 “대형 컨소시엄 단지는 대단지여서 지역 내 집값을 주도한다”며 “건설사들은 컨소시엄을 통해 분양률을 높일 수 있고 수요자는 대단지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