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정씨 부부 등 핵심 도피 조력자도 자수하면 불구속 수사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의 사망이 확인된 가운데 검찰이 25일 "유씨의 장남 대균(44)씨가 이달 안에 자수할 경우 부친 장례 참석 등의 사정을 최대한 참작하겠다"고 밝혔다.

강찬우 인천지검장 직무대리는 "유대균씨의 장례절차 참여 등 사후 처리해야 될 일들이 있을 것"이라며 "부친이 사망하고 모친이 구속됐기 때문에 (자수하면) 인륜의 문제는 얼마든지 배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유씨 부자의 도피를 도운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핵심 신도들에 대해서도 자수하면 불구속 수사 등 선처하겠다고 말했다.

강 직무대리는 "유씨 사망 이후에 수사팀 내부에서 (도피 조력자들을 선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었고 상당 기간 숙고하다가 오늘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 처 대상은 현재 유씨 범인 도피 혐의로 도주 중인 운전기사 양회정(56)·유희자(52)씨 부부, 유씨 도피를 총괄 지휘한 일명 '김엄마' 김명숙(59)씨, '신엄마' 신명희(64)씨의 딸로 유씨 장남 대균(44)씨를 수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박수경(34)씨 등이다.

강 직무대리는 "주범인 유씨가 사망했기 때문에 처벌 가치가 현저히 떨어졌다"면서 "이들이 이달 안에 자수하면 불구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다만 유씨 부자의 도피를 도운 혐의에 대해서만 선처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저지른 다른 혐의가 드러나면 구속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서 도피 중인 유씨 차남 혁기(42)씨에 대해서는 "대균씨와 비교해 범죄 사실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해 다르게 적용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검찰의 이날 선처 방침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들을 검거할 자신이 없어 이례적으로 정상 참작이나 불구속 수사 카드를 꺼낸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 직무대리는 "검거활동은 7월 말까지 계속할 예정이고 지금도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려는 입장에서 보면 이런 조치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미 구속 기소된 다른 도피 조력자들과의 차별성 시비와 관련해서는 "도피 생활을 한번이라도 해 본 사람들은 감옥같다고 말한다"며 "형평성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대균씨가 이미 사망했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전국 경찰에 대균씨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신원미상 시신이 있는지 확인할 것을 지시했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