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같은 일 해도 김 대리는 왜 행복하지?
“원하는 직장에, 원하는 업무를 맡아, 원하는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99.9%가 자신이 꿈꾸던 일과는 다른 일을 하게 된다.”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이 말한 직장인론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현실이다. 원하던 회사가 아니거나 회사 안에서 적성과 다른 업무를 맡아 힘들어하는 직장인이 어디 한둘인가. 《잡 크래프팅 하라》는 조직 내에서 역할 갈등을 겪는 직장인을 위한 책이다.

잡 크래프팅이란 직장인 스스로 자신의 환경을 변화시켜 업무를 의미 있는 일로 바꾸는 활동이다. 잡 크래프팅을 하면 직장인은 일의 가치를 높여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고, 경영자는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저자는 잡 크래프팅의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는 일의 의미와 가치 찾기다. 디즈니랜드 청소부들이 자신의 일을 단순히 청소가 아닌 ‘행진이나 공연 연출을 위한 무대 만들기’로 정의하고 일에 몰입한 사례는 유명하다. 두 번째는 일의 범위와 난이도 조정. 일이 힘들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 힘을 써야 한다. 정 견딜 수 없다면 이직이나 전직이 대안이지만 바꾼 일도 생각 외로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방법은 고객 및 동료와의 관계 재설정이다. 회사라는 조직에 속한 만큼 동료와 일을 함께해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회사 문제를 터놓고 상의할 수 있는 동료 한 명만 있어도 직장 생활 만족도는 크게 오른다.

저자는 “잡 크래프팅이 성공하려면 회사·동료의 신뢰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충고한다. 나만 편하려는 것이 아니라 조직과 동료에게도 가치가 있다는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딱지가 붙으므로 균형을 추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