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中서 '펄펄'…애플 2분기 실적 호조
세계 스마트폰업계 양대 거인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올 2분기(4~6월) 애플의 실적은 호조를 보인 반면 삼성전자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애플과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애플은 22일(현지시간) 지난 2분기 순이익이 77억5000만달러(약 7조9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374억달러(약 38조3000억원)로 6% 늘었다. 실적이 좋아진 것은 아이폰과 맥 컴퓨터의 판매 호조 덕택이다. 중국 등 신흥국에서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2분기 아이폰 판매 대수는 352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중국에서의 매출이 26% 증가했다. 아이폰 판매가 48%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중국 토종업체들의 매서운 추격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대응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의 2분기 실적은 삼성전자와 대조된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7조2000억원으로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갤럭시S 시리즈 판매 부진 탓이다.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린 것이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됐다.

실적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전략과도 연관이 있다. 애플은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주력해왔다. 삼성전자는 고급형부터 중저가형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전략으로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올랐다. 2분기 애플이 차이나모바일 등으로 유통망을 넓히며 고급형 시장에서 선전한 반면 삼성전자는 중국 중저가 업체들에 시장을 내어줘 실적이 나빠진 것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