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동향이 심상치 않다. 사실상 여름휴가 시즌이 시작된 상황에서 르노삼성을 필두로 완성차업계가 파업을 시작했고 화물연대도 거리로 나섰다. 여기에 민노총은 전교조와 연대해 22일께 동맹파업을 벌인다고 한다. 노동계가 소위 하투(夏鬪)에 들어간 양상이다.

당장 어제만 해도 화물연대가 전국 주요 항만에서 시위를 벌였다. 15개 지부 1만3000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경고파업’이라고 벌인 것이 이 정도다. 대형파업으로 이어지면 전국 항만과 물류망이 마비되는 건 시간 문제다.

자동차업계 노조는 르노삼성이 어제 2시간짜리 부분파업을 벌인 것을 시작으로 사측과 힘겨루기에 돌입한 상태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9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에 돌입키로 결의해 놓고 회사와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았다. 현대·기아차 노사도 통상임금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태다.

사실 올해 노사관계는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노사분규 건수는 44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2.5배나 늘었다. 특히 임금협상을 비롯한 노사협상 진도율이 느린 것이 문제다. 임금협상타결 진도율은 5월 말 현재 10.7%에 그쳐 예년보다 약 5%포인트 낮다. 지금부터 휴가 시즌이 끝날 때까지 노사분규가 봇물 터지듯 쏟아질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이 최악인 상황이다. 원화 강세로 삼성전자마저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차 업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파업으로 생산차질까지 빚게 되면 치명타를 피하기 어렵다. 정부가 모든 수단을 써서라도 경제를 살리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상황이다. 세계경제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얼마나 성과를 낼지 장담할 수 없다. 이런 때 노조의 파업은 모든 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든다. 그 결과는 모두에게 치명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