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여름 김장' 무슨 일…시진핑 선물보따리에 김치株 '들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놓고간 '선물보따리'에 김치주(株)가 들썩이고 있다.

중국은 그간 까다로운 위생기준을 내세워 한국산 김치의 수입을 막아왔다. 하지만 지난 주 방한한 시 주석이 한국산 김치 수입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으며 14억 중국시장 빗장이 풀리게 됐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포장김치 점유율 1위 대상은 시 주석이 방한한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4거래일간 5.27% 상승했다. 같은 기간 CJ제일제당은 0.71%, 동원F&B는 2.84% 올랐다.

지난 주 취임 후 처음으로 국빈 방한한 시 주석은 '한국산 김치 수입'이란 선물을 내놨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을 통해 김치 등 식품을 우선 협력 분야로 삼았다.

현재 한국 김치업체들은 일본, 미국 등에 김치를 수출하고 있지만 14억 인구의 중국 수출은 하지 못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 5년간 중점적으로 김치의 중국 수출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중국 측의 위생기준이 정부의 발목을 잡았다.

중국은 한국산 김치에 끓여서 만드는 중국 절임채소 파오차이와 같은 대장균군 기준을 적용해 왔다. 김치는 발효 식품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장균군이 포함, 그간 위생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 주석이 위생기준을 개정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조만간 중국 수출길이 열릴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나도 맛있는 김치를 좋아한다. 현재 위생 기준을 개정 중이어서 한국 김치도 곧 중국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중국 김치시장은 2011년 기준으로 4900억 원 규모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40%를 넘어선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오는 9~10월 한국 김치업체들과 함께 중국시장에 나설 계획이다.

중국 수출길이 열리면서 한국 김치업체들은 본격적인 수출 준비에 돌입했다.

대상 자회사인 대상FNF 관계자는 "한 해 김치 수출량은 400억 원 규모로 중국을 제외한 일본, 미주, 동남아, 유럽 등에 수출하고 있다"며 "중국에 한국산 김치에 대한 수요가 많아 중국 수출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의 전통 고급 김치를 수출해 기존 중국 김치와 차별화를 둘 것"이라며 "현재 한국산 김치 홍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 측도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에서 한국산 프리미엄 김치시장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수출 현실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 수출 기대감이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상승 여력이 크진 않다는 분석이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매일유업과 빙그레처럼 한국산 김치의 중국 수출 기대감이 김치주의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시장에선 아직 중국 식품시장이 열릴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은 상황으로 실질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