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한국경제신문 야외광장에서 열린 정규재TV 토크파티에서 정규재 한경 논설위원실장(왼쪽)과 소설가 복거일 씨가 대화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지난 24일 한국경제신문 야외광장에서 열린 정규재TV 토크파티에서 정규재 한경 논설위원실장(왼쪽)과 소설가 복거일 씨가 대화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이제 2030들이 선택해야 합니다. 아직도 자본주의를 깨부수고 보편적 복지로 행복하게 살아보자는 낭만주의에 빠져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자신들의 미래를 갉아먹는 꼴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거짓말을 퍼뜨리는 ‘가짜 멘토’가 대단히 많습니다. 이런 가짜 멘토들이 퍼뜨린 잘못된 버릇 중 하나가 가능한 한 사이비 종교적 질문들을 하도록 하고 결국엔 젊은이들을 나약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그의 직설엔 거침이 없다. 학자, 공무원, 법조인, 종교인, 대중적 멘토 등 어떤 대상도 비켜가지 않는다. ‘돌직구’라는 말이 전혀 무색하지 않은 그의 이런 어법과 비판, 주장은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확신과 폭넓은 독서, 정확한 사실(fact)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실장이 주인공이다.

[책마을] "낭만적 無知 빠진 2030…가짜 멘토에 속지 마라"
《정규재TV 닥치고 진실》은 정 실장이 지난해 2월 출범시킨 ‘정규재TV’를 통해 방송한 주요 내용을 모아 주제별로 분류하고 정리한 책이다. 지식과 교양, 생각할 무엇이 있는 방송을 해보자는 목표로 시작한 정규재TV는 현재까지 누적 조회수가 1200만건에 이르고 하루평균 3만명이 시청할 만큼 대표적인 인터넷 지식교양 채널로 자리 잡았다. ‘낭만주의적 무지’ ‘오류가 낳은 치명적 결과’ ‘촌철살인 경제논평’을 채널 1~3으로 편집해 놓은 책에는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거나 거짓으로 주장하는 데 대한 직설적 반론이 가득하다.

‘기초연금에 던지는 도덕철학적 문제’ 편을 보자. 여기서 그는 “스웨덴 같은 나라도 기초연금은 국민의 45%에게만 지급한다. 우리는 지금 하위 70%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게 말이 되나. 국민 대다수가 포함되는 70%를 ‘하위’라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한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대형마트 규제에 대해선 “자영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안정된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지 이를 해결하지 못한 채 아무리 대형마트를 규제해봐야 상황은 더 악화될 뿐”이라고 지적한다. 자영업 문제의 본질은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에 있는데도 엉뚱한 데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엉터리 통계에 기초한 거짓 주장과 언론 보도에도 일침을 가한다. 예컨대 100만명을 조금 웃도는 한국 공무원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적은 것이라는 안전행정부의 발표에 대해 ‘한국과 터키의 데이터는 OECD 평균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OECD 통계의 각주를 인용하며 엉터리라고 반박한다. 삼성과 현대자동차의 덩치가 커져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이 떨어진다는 기사도 비판을 피하지 못한다. 저자는 “국내총생산(GDP)과 삼성전자 매출을 오해해서 생기는 오류에 기반한 한심한 억측일 뿐”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경제민주화, 인문학 위기론, 규제 생태계, 양극화에 대한 과장 및 착시와 위선, 토지불평등론 등 다양한 주제에 담긴 오류와 무지를 가감 없이 들춰낸다. 양적완화의 비밀, 지하경제 양성화, 휴대폰 단말기 보조금 등 경제 현안에 대한 논평도 신랄하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