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 폐암 걸릴 가능성 낮다'… 국내연구진 규명
[ 김봉구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치매와 폐암 발병 위험성의 반비례 관계를 규명했다.

충북대는 홍진태 약대 교수(사진)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치매)의 주원인 유전자인 프레세닐린(presenilin) 발현을 제거한 ‘유전자 결여 쥐’의 폐암 발병률이 정상적 쥐에 비해 현저히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홍 교수팀은 논문에서 암 발생과 관련이 깊은 페록시레독신(peroxiredoxin)6의 발현과 iPLA2 활성이 유전자 결여 쥐에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또한 프레세닐린 발현을 제거했을 때 암세포 성장에 중요한 전사인자 NF-κB, STAT3, AP-1의 활성이 증가돼 폐암 발생이 촉진된 사실도 함께 밝혀냈다.

치매 환자는 폐암 위험성이 낮아지고, 반대로 암 환자의 경우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낮아지는 ‘반비례 관계’를 입증한 연구 결과다.

이 같은 암과 치매 사이의 역학관계는 기존에도 학계에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치매 환자의 암 발생률이 낮게 나타나는 직접적 원인과 세부 메커니즘 등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던 차에 이번 연구로 규명된 것이다.

연구팀의 논문은 암 관련 연구 저명 국제학술지 ‘앙커진(Oncogene)’ 최신호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홍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치매 주요단백질인 프레세닐린을 통해 치매와 암 위험 감소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함을 직접 입증한 성과가 있다” 며 “치매와 같은 정신병의 조기치료와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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