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년 사이 20대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20%포인트가량 낮아진 반면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15%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남성은 ‘고학력 추세’가, 20대 여성은 ‘만혼 추세’가 이런 현상을 가져온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정부 정책도 이런 차이를 감안해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경硏, 20대 경제활동참가율 '남低여高' 왜
한국경제연구원은 ‘고용취약계층의 경제활동참가율 추이 분석’ 보고서를 통해 1986년부터 2012년 사이의 연령대별 경제활동인구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1986년 20대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79%였으나 2012년엔 62.1%로 감소했다. 좀 더 세분화하면 20대 초반은 62.1%→42.8%, 20대 후반은 90.2%→75.9%로 낮아졌다.

이진영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1981년생과 1961년생 남성의 20대 후반 경제활동참가율을 비교하면 13%포인트가량 낮아졌는데, 이런 변화의 66%는 대학 진학 등 고학력 추세로 구직활동이 늦어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성과 달리 경제활동에 나서는 20대 여성은 지난 20여년 새 크게 늘었다. 2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1986년 47.2%에서 2012년 62.4%로 높아졌다.

특히 20대 후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이 기간 37%에서 71.2%로 급상승했다. 여성에 있어서도 고학력 추세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지만, 경제활동참가율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결혼연령이 높아지는 이른바 ‘만혼’ 때문이라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한경연은 특히 학력과 경제활동참가율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양(+)의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남성은 학력과 무관하게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은 반면 여성은 고학력일수록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이 부연구위원은 “이런 분석결과를 감안할 때 스펙에 상관없이 채용을 늘리는 정부 정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불리해질 수 있다”며 “특히 여성은 30대로 넘어가면서 경제활동참가율이 50%대로 낮아지는 등 경력단절 문제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이에 따라 ‘스펙 타파’형 채용 확대와 함께 여성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30대 이상 경력단절 여성을 고용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