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세계 전자산업의 역사를 보여주는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을 21일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 열었다. 관람객들이 흑백TV의 역사를 설명한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이 세계 전자산업의 역사를 보여주는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을 21일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 열었다. 관람객들이 흑백TV의 역사를 설명한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에디슨의 전구부터 월풀 세탁기와 제너럴일렉트릭(GE) 냉장고, 모토로라의 워키토키, 그리고 삼성전자의 스마트TV와 갤럭시….’

삼성이 전자산업의 역사를 보여주는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을 21일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서 개관했다. R5 내에 5개층, 1만950㎡ 규모로 꾸민 이곳은 오는 24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삼성은 모스 통신기, 세계 최초의 TV와 PC 등 150여점의 사료를 모아 놓고 전자산업이 걸어온 길을 보여준다. 세계 최대 전자업체란 자신감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역사가 아닌 경쟁사를 포함한 전자산업의 역사와 미래를 그려낸 것이다.

○이재용 “전자산업 혁신을 보여주자”

2010년 삼성전자는 수원사업장에 R5를 지으면서 1970년대 지은 R1에 있던 홍보관을 옮기기로 결정한다.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에서 국빈들이 자주 방문하는데, 시설이 너무 낡아서였다.

홍보관 콘셉트로 다시 지으려는 것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2년 막았다. 이 부회장은 “이 뮤지엄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자. 삼성의 역사가 아닌 전자산업의 혁신 역사를 해외 손님뿐 아니라 자라나는 어린이에게도 보여주자. 삼성이 여기까지 온 건 거인들(과거부터 있던 경쟁사) 덕분이 아니겠느냐”고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이후 삼성전자는 제일기획, 해외 컨설팅사 등과 함께 이노베이션뮤지엄 기획에 나선다. 에디슨 전구 등 각종 진품을 구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1940~1950년대 TV에 넣을 당시의 영상 콘텐츠를 구하는 일이었다. 해외 방송사들과 접촉해 겨우 얻을 수 있었다. 지멘스 필립스 NEC 등 경쟁사들과도 협의해 사진 등 자료를 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쟁사지만 우리 설명을 듣고 흔쾌히 응한 곳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평일 방문은 예약 필수

일반 기업이 특정 제품이나 자사 역사가 아닌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역사관을 만드는 것은 흔치 않다.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을 방문하면 전기의 발견부터 전반적인 과학기술의 역사까지 다 볼 수 있다.

1전시관(발명가의 시대)에서는 최초의 축전지인 라이덴병, 진공관 라디오와 세계 최초의 휴대폰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토머스 에디슨, 그레이엄 벨 등 발명가뿐 아니라 1800년대 지멘스 AT&T 필립스 GE 등의 초창기 모습도 볼 수 있다.

2전시관(기업 혁신의 시대)에선 트랜지스터 발명으로 시작된 반도체 혁신, 흑백 TV부터 곡면 스마트TV까지의 디스플레이 발전사와 통신기기 역사를 볼 수 있다. 3전시관(창조의 시대)에서는 각종 첨단기술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뮤지엄을 방문하려면 평일은 홈페이지(samsunginnovationmuseum.com)에서 예약해야 한다.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수원=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