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의 창녕공장 연구시험동에 설치된 ‘플랫 트랙(flat track)’ 시험기가 타이어 제품의 제동 성능을 측정하고 있다. 타이어가 터질 수 있기 때문에 시험 중에는 아무도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넥센타이어 제공
넥센타이어의 창녕공장 연구시험동에 설치된 ‘플랫 트랙(flat track)’ 시험기가 타이어 제품의 제동 성능을 측정하고 있다. 타이어가 터질 수 있기 때문에 시험 중에는 아무도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넥센타이어 제공
경남 창녕군 대합면의 넥센타이어 창녕공장. 지난 20일 생산공장 바로 옆 연구시험동에 들어서자 거대한 기계 팔이 타이어를 넓은 벨트 위에서 굴리고 멈추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었다. 타이어가 멈출 때마다 마찰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는 ‘플랫 트랙(flat track)’이라는 시험장비로 제동 능력과 좌우 쏠림 등 타이어 품질을 3차원으로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장비 가격만 50억원에 달한다.

한민현 연구개발본부장(부사장)은 “이 같은 최신 시험장비뿐 아니라 2012년 본격 가동에 나선 창녕공장은 전 공정을 자동화하고 최신 시험장비를 들여와 불량률을 글로벌 최저 수준인 0.015%까지 낮췄다”고 자랑했다. 이어 “안정된 품질과 연구개발(R&D) 투자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신차에 장착되는 타이어(OE 타이어)를 현재 11종에서 3년 내에 40종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지스톤보다 낮은 불량률

창녕공장 연구시험동에선 플랫 트랙과 함께 ‘실내마모측정기’ ‘회전저항시험기’ 등 대당 가격이 50억~60억원에 달하는 설비들이 바삐 돌아가고 있었다. 이주완 품질팀장(부장)은 “바로 옆 생산라인에서 만든 타이어의 품질과 성능을 검증하고 새로운 연구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덕분에 지난해 말부터 창녕공장 제품의 불량률이 글로벌 1위 타이어 업체인 브리지스톤(0.016%)보다도 낮은 0.015%까지 내려갔다”고 전했다.

넥센타이어는 창녕공장 가동에 맞춰 경남 양산 본사의 기술연구소도 증축하는 등 R&D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계획한 R&D 투자액도 전체 매출의 4.2%(7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8%(656억원)보다 0.4%포인트 높였다.

이현종 최고재무책임자(CFO·상무)는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을 4% 이상으로 유지할 방침”이라며 “연구 인력을 현재 450명에서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하고 2017년 서울 마곡산업단지에 넥센중앙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말했다.

○폭스바겐도 만족한 생산시설

2012년 3월 첫 가동 후 올해로 2년째를 맞은 창녕공장은 재료 운반부터 타이어 완제품을 물류차량에 싣는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 김철준 생산관리팀장은 “크라이슬러와 피아트,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경영진이 직접 둘러보고 크게 만족했다”며 “이후 이들 업체에 대한 OE 타이어 공급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OE 타이어 공급은 브랜드 인지도 향상 및 시장 점유율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넥센타이어의 OE 타이어 공급 차종은 2012년 일본 미쓰비시 2개 차종에서 지난해 크라이슬러 200과 폭스바겐 폴로 등을 포함, 11종으로 늘었다.

OE 공급 확대에 맞춰 창녕공장의 2차 증설 작업도 한창이다. 올해 말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타이어 생산량은 600만개에서 1100만개로 늘어난다. 한 부사장은 “현재 다양한 완성차 업체와 수십개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기 때문에 생산 능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넥센타이어는 유럽 공장 설립도 추진 중이다. 이 상무는 “현재 체코와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녕=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