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펀드 한달…수익률 격차 12%P
연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에게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가 지난달 17일 출시된 지 한 달여 만에 펀드 간 수익률 격차가 12%포인트 가까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52개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250억원 수준으로 이 중 4개 펀드에 전체 자금의 3분의 2가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한 달 새 펀드 간 수익차 12%p

20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설정된 소장펀드 중 한 달 동안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둔 펀드는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주식)C-E’다. 한 달간 7.0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한국투자네비게이터소득공제전환형자C’(5.85%)와 ‘신영마라톤소득공제자Ce’(5.29%)도 5%가 넘는 수익률을 나타냈다.

‘한화스마트++인덱스소득공제자C’(4.36%)와 ‘KDB코리아인덱스소득공제자C’(4.24%) 등 코스피지수를 따라 수익을 내는 인덱스펀드들의 성과도 4%에 달했다. 최근 외국인 순매수로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선 덕분이다.

하지만 저평가된 주식을 사고, 고평가된 주식 선물 등을 팔아 수익을 내는 롱쇼트펀드 유형인 ‘대신멀티롱숏소득공제자(주식혼합)C’는 -4.48%의 수익률을 기록, 가장 저조한 성과를 냈다. ‘에셋플러스해피드림투게더장기소득공제1C’(-1.87%)와 ‘마이다스거북이소득공제자70 1C(주식혼합)’(-0.74%) 등 다른 롱쇼트펀드도 마이너스 수익률로 최하위권에 속했다. 최근 시장 흐름이 당초 예상과 달리 외국인 매수세로 상승하면서 일시적으로 수익률이 저조했다는 게 롱쇼트펀드 매니저들의 설명이다.

글로벌 소비재 주식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소득공제장기컨슈머전환형G1C(주식)’도 이 기간 주요 편입 종목인 미국 기술주들이 조정을 받으면서 2.31% 손실을 봤다.

한 달 새 소장펀드 1등과 꼴찌 간 수익률 격차는 12%포인트에 이른다. 5년 이상 장기투자할 때는 성과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다. 또 주식형, 주식혼합형 등의 유형으로 갈아탈 수 있는 전환형 펀드가 아니면 펀드 성과가 저조하더라도 바꿀 수 없어 펀드 선별에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황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한 달 성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최근 단기 수익률에 의존하기보다는 운용사나 모펀드의 장기 성과가 얼마나 안정적인지를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로 갈수록 자금 유입 기대

소장펀드의 자금유입 규모도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52개 소장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250억원이다. 이 중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주식)’(79억원) ‘신영마라톤소득공제자(주식)’(36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주식혼합)’(28억원) ‘KB밸류포커스소득공제전환형(주식)’(20억원) 등 4개 펀드에만 65%(163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1억원이 채 들어오지 않은 펀드는 31개에 달했다.

함정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채널영업본부 상무는 “소득공제 혜택이 가장 큰 장점인 상품이라 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올수록 소장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향후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함께 고려해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