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대학생 취업 디딤돌] "8시간에 30만원" 유료 취업스터디, 멘토링은 고작 30분
취업준비생들의 필수 코스로 여겨지는 취업 스터디가 취준생들을 울리고 있다.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 공부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취준생들을 현혹시키고 있어서다.

한국경제신문의 격주간 대학생 매거진 ‘캠퍼스 잡앤조이’ 최근호(사진)는 일부 사설 유료 취업스터디의 실태를 집중 보도했다. 취재 결과 무료를 가장해 학생들을 모은 뒤 슬쩍 비용을 챙기거나, ‘멘토’를 자청하는 이들이 학생들을 모아 그룹 과외처럼 운영하는 ‘유료 스터디’도 등장한 것으로 나타나 취준생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무료’ 간판 내걸고 ‘비용’ 챙겨

인적성 관련 스터디를 알아보기 위해 취업 커뮤니티를 살펴보던 A군은 적절한 인적성 스터디 두 개를 발견했다. “일단 두 곳 모두 연락했어요. 그런데 연락하고 보니 두 곳이 같은 스터디더라고요. 처음에는 왜 그런지 몰랐는데, 알고 보니 스터디 리더가 취업 커뮤니티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어 글이 수시로 삭제되는 바람에 팀원이 함께 올린 것이었더라고요.”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던 A군은 스터디에 참여하기 위해 리더와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자신을 ‘스터디 리더’라고 소개한 이는 다짜고짜 A군에게 스터디 시간과 장소를 공지하고는 자료 복사비 명목으로 비용을 요구했다. 하지만 수소문을 해봤더니 황당하게도 그 스터디 리더는 중국 유학생이었고, 고급 정보라며 복사비를 요구했던 수업 자료도 온라인이나 취업정보실 등에서도 구할 수 있는 것이었다.

‘8시간에 30만원’…정작 멘토링은 30분

S그룹을 목표로 하는 취업 스터디에 참석한 B양. ‘8시간에 30만원’이라는 비싼 금액이었지만 전문 멘토가 도움을 준다기에 큰맘 먹고 스터디에 참여했다. “4시간씩 2회에 나눠 진행하는 스터디였는데, 처음 4시간은 멘토의 강의가 진행됐어요. S그룹의 최신 이슈와 인재상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어요.”

다음 4시간은 에세이 피드백, 프레젠테이션(PT) 모의면접이 진행됐다. 하지만 실제 B양이 멘토링을 받은 시간은 1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멘토 한 명이 스터디원의 에세이를 돌아가며 피드백해주기 때문에 정작 저에게 할당된 에세이 피드백 시간은 30분 정도밖에 되지 않았어요. 이어진 PT 모의면접도 황당했죠. 스터디원이 직접 기출문제를 찾아와 발표하는 형식이었어요. 한 명이 5분 정도씩 발표하고 나면 멘토는 몇 마디 피드백을 툭툭 던지는 게 끝이었죠. 솔직히 30만원이 너무 아까웠어요.”

문제성 유료 스터디, 피해가려면?

이런 유료 스터디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일단 참석해보라’고 권유하거나, 스터디 비용에 대한 선(先)입금을 요구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유료 스터디로 인한 피해 사례가 늘어나면서 취업커뮤니티에서는 유료 스터디 모집을 금지하고 있다. 스펙업 관계자는 “유료 스터디가 아닌 것처럼 공고를 올리거나, 한 사람이 여러 아이디를 바꿔가며 공지를 올린 뒤 지난 모집 글은 삭제해 버리기 때문에 판별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스터디 모집 공고의 작성자 아이디를 검색하는 것이 필수”라며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것처럼 공지해도 같은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면 유료 스터디일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박해나 한경매거진 기자 phn09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