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이 8개월 만에 하락했다. 전·월세 임대소득 과세 강화 방침을 담은 ‘2·26 주택 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매수세가 줄어든 여파다.

한국감정원은 지난 7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전주보다 0.02% 하락했다고 10일 발표했다. 국가 승인 통계로 활용되는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수도권 아파트 값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8월 마지막주(26일) 0.03% 내린 뒤 32주 만이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지난달 24일 이후 최근 2주 연속 보합(변동률 0%)을 기록한 뒤 하락 전환했다. 서울은 0.01% 올랐지만 인천과 경기도가 각각 0.01%와 0.04% 떨어졌다. 경기도는 전주(-0.01%)에 비해 낙폭이 커졌고, 지난주 조사에서 0.08%가 올랐던 인천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은 강북권역은 0.04% 올랐지만 강남권은 0.02 내려 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임대소득 과세 강화 방침 이후 강남 재건축 등 투자수요가 위축된 데다 봄 이사철이 마무리되면서 실수요자들의 기존 주택매수도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방(0.04%)도 충북(-0.01%) 제주(-0.08%) 세종시(-0.22%) 등에서 아파트값이 하락하며 상승폭이 전주(0.06%)에 비해 둔화됐다. 17개 광역시·도 중에서는 대구(0.12%)와 경북(0.12%)이 가장 많이 올랐고 경남(0.06%) 울산(0.06%) 부산(0.05%) 광주(0.04%) 전북(0.03%)도 소폭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도 0.01% 상승해 전주(0.03%)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전세가격은 이사 수요 감소로 거래가 한산하지만 신규 전세 물량이 줄어든 반면 신혼부부 등 신규 수요는 늘면서 전부(0.03%)보다 오른 0.04로 집계됐다. 대구(0.15%) 충남(0.12%) 전북(0.11%) 경북(0.09%) 경남(0.08%) 부산(0.06%) 전남(0.05%) 광주(0.04%) 등이 많이 올랐다. 서울은 보합(변동률 0%)을 기록했고 경기도와 인천시는 각각 0.1%와 0.03% 상승했다. 서울은 서대문구(0.20%), 용산구(0.15%), 광진구(0.11%)의 오름폭이 컸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