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삼성전자 1분기 성적 '글쎄' … 스마트폰 악화 '현실화'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낮아진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지난해 4분기 발생했던 1회성 비용과 계절적 마케팅 비용 증가 요인을 감안하면 1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1조 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매출 감소 폭은 10%에 달해 무선사업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1분기 영업익 … 4분기 '특별상여금+마케팅 비용 감안하면 "글쎄"

[분석] 삼성전자 1분기 성적 '글쎄' … 스마트폰 악화 '현실화'
삼성전자는 8일 연결 기준으로 지난 1분기 매출 53조 원, 영업이익 8조4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0.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33% 줄었다. 실적악화 우려가 본격화됐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8조3100억 원보단 1.1% 늘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신경영 20주년' 특별상여금 8000억 원을 지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크게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 1분기 영업익이 소폭 늘어난 다른 요인은 전사적 마케팅 비용 절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무선사업 분야 영업익 감소 요인으로 연말 재고 조정과 함께 계절적 마케팅 비용 증가를 꼽았다.

연초 삼성전자는 꼭 필요한 마케팅이 아니면 비용을 아끼겠다고 공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전세계 최대 광고 경연장으로 꼽히는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경기 중계방송에 광고를 내지 않았다. 2012년 슈퍼볼 첫 광고를 시작한 뒤 3년 만에 광고를 집행하지 않았다.

'갤럭시S 5' 등 신제품 출시 전이라 마땅한 홍보 품목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업계 시각은 다르다. 삼성전자가 전사적 마케팅 비용 절감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 전무도 "올해 마케팅 비용은 선택과 집중, 효율화를 통해 매출 대비 비중을 지난해보다 낮추겠다"는 실적 개선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 1분기 매출 10% 감소 … 무선사업 부문 실적 악화 '현실화'
[분석] 삼성전자 1분기 성적 '글쎄' … 스마트폰 악화 '현실화'
1분기 매출 감소 폭도 컸다. 잠정 매출은 53조 원. 작년 4분기(6조 2800억 원)보다 10% 넘게 줄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 실적 공개에서 사업 부문별 실적 전망치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전반적 매출 감소는 삼성전자 주력인 스마트폰 무선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사업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전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 감소 여파가 올 1분기 실적에 집중 반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IM부문 매출은 33조 8900억 원으로 전체 57%를 차지했다. 이는 전 분기(36조 5700억 원) 대비 약 8% 감소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1분기부터 이어진 매출 증가가 3분기에 고점을 찍은 뒤 4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 1분기 매출 감소에도 IM부문 실적 하락이 고스란히 반영됐을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국내를 포함해 소수 국가에 풀리고 있는 '갤럭시S 5' 판매 실적 반영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분기가 전통적 정보기술(IT) 업계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잠정 실적 발표 전 쏟아진 증권가 등 시장 전망치와도 부합했다. 1분기 실적 둔화 흐름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는 점도 긍정적 재료다.

삼성전자는 2012년 1분기 5조 6900억 원, 2분기 6조 4600억 원, 3분기 8조 600억 원, 4분기 8조 8400억 원으로 매 분기 영업이익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8조 78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영업이익이 소폭 줄면서 실적 악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2분기 영업이익 9조5300억원에 이어 3분기 10조1600억 원으로 사상 최초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을 돌파해 실적 고공행진을 펼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1분기 실적은 스마트폰 등 무선사업 및 TV, 부품 사업 분야 비수기 영향과 수요 감소에 따른 부품 가격 변동 등 영향으로 큰 성장은 기대하긴 어려울 것" 이라며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한 전망치"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