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펜타곤 보안 합격·구글 85% 파격세일·시스코 2년간 10억弗 투자…글로벌 IT '클라우드 전쟁' 가열
글로벌 ‘클라우드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올 들어 파격적인 가격 인하로 고객몰이에 나섰다.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와 세계 최대 IT서비스 회사 IBM도 데이터센터 구축에 각각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여기에 클라우드 서비스업계 1위 아마존이 26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사업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사진, 문서 등 디지털 파일을 온라인 서버에 저장하고 언제 어디서든 꺼내 쓸 수 있도록 한 저장 서비스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해 90억달러였던 클라우드시장이 올해 13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 미 국방부로부터 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비밀취급인가권’을 승인받았다. FT는 “미 국방부는 현재 공군과 해군 소속 일부 기관의 대외공개용 발표 자료 등 특정 업무에만 아마존 클라우드를 활용해왔지만 이제 국방부 내 모든 기관이 기밀문서까지 저장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IBM과의 경쟁에서 6억달러 규모의 미 중앙정보국(CIA) 클라우드 컴퓨팅 구축 계약을 따낸 바 있다. 맥쿼리는 지난해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 매출이 34억달러(약 3조6461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53억달러와 81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아마존이 클라우드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보안 이슈를 해소하면서 개인 고객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구글, MS는 상대방의 전략을 봐가며 가격을 내리는 ‘눈치 작전’을 펴고 있다. 아마존은 이날 일부 서비스 가격을 27~61% 낮춘다고 발표했다. 구글이 하루 전 주문형 서비스 빅쿼리 가격을 85%나 내린 것에 대한 맞대응이다. 구글은 구글드라이브 사용료도 최대 5분의 1로 인하했다. 월 49.99달러였던 1테라바이트(TB) 서비스는 현재 9.99달러다. MS도 다음달 열리는 연례개발자행사에서 가격 경쟁에 가담할 가능성이 크다.

물량 공세에 나선 기업도 있다. PC사업 부진으로 고전하던 IBM은 지난해부터 아마존과 전면전을 시작했다. IBM은 올해 클라우드사업 강화를 위해 전 세계 25개인 데이터센터를 40개로 늘린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업계 최대 수준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는 2년간 10억달러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세운다. 시스코는 현재 네트워크 장비 판매로 연 49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클라우드 서비스시장은 ‘규모와 자본의 게임’이라며 가장 크고 효율적인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회사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 클라우드 서비스

사진, 업무용 문서, 동영상 등 각종 콘텐츠를 PC가 아닌 외부의 별도 서버에 저장한 뒤 인터넷으로 접속해 다양한 기기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국내에서는 LG유플러스가 운영하는 ‘웹하드’와 네이버의 ‘N드라이브’가 대표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로 꼽힌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