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에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도 공인인증서 없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수 있게 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등은 오는 6월부터 내·외국인 모두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아도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외국인과 함께 내국인도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아도 인터넷 쇼핑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라며 “국내외 어디서든 공인인증서 없이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간만으로 피자가게나 꽃가게, 홈쇼핑 등에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인터넷 쇼핑몰에서 30만원 이상의 물품을 구매하려면 반드시 공인인증서를 사용해야 한다. 공인인증서를 설치하려면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엑티브X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러다보니 외국인이나 해외 거주자는 사실상 인터넷 쇼핑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20일 ‘규제개혁 끝장토론’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드라마 속 의상을 사려고 한국 인터넷 쇼핑몰에 접속했지만 공인인증서 때문에 구매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 규정을 폐지할 방침이다.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각종 대책으로 결제상 안전장치가 마련됐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 때 공인인증서를 없애기로 했으나 해당 업종별로 필요하다면 자율적으로 지속할 수도 있다”며 “모든 사람이 쉽게 인터넷 쇼핑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