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강국 자부하지만…세계 30대 ICT부자 중 한국인 0명"
“소프트웨어는 정보통신기술(ICT)만이 아니라 자동차 조선 항공 등 모든 산업의 핵심입니다. 소프트웨어 산업을 키우지 않으면 한국이 앞서있는 제조업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만난 김영태 한국소프트웨어세계화연구원 이사장(사진)은 “한국이 ICT 강국이라고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워낙 세계 수준에서 뒤떨어져 있어 위기감이 높아가고 있다”며 “국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혁신하고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나아가는 데 이바지하고자 1세대 ICT 리더들이 모여 연구원을 출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개원식을 열고 공식 출범한 연구원은 김 이사장(전 LG CNS 사장)과 송병남 원장(전 기아정보시스템 사장)을 비롯해 1980~90년대 활동한 1세대 ICT 리더들이 주축이 돼 활동할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최근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30대 ICT 부자 명단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라클 텐센트 바이두 등의 창업자들이 이름을 올렸지만 한국인은 찾아볼 수 없다”며 “한국에서도 이런 성공 사례가 나와야 유능한 인재를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3D 직업처럼 여겨져 기피 대상이 되는데 이 같은 인식과 환경을 바꿔야만 한다는 얘기다.

그는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도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여러 정책이 나왔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내용이 변경되는 등 연속성 없이 추진되는 문제가 컸다”며 “연구원은 민간 차원에서 소프트웨어 육성 방안과 정책을 연구하고 이를 정부에 제안해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1세대 리더들의 경험과 인맥을 통해 정부와 산업계 전반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연구원은 우선 대·중소기업이 함께하는 포럼을 정기적으로 열어 소프트웨어 산업의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과 공론의 장을 만들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인재 발굴과 육성에도 나설 예정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