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믿을 곳은 중국뿐.”

세계 주요국 가운데 앞으로 6년간 소비지출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중국인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까지 중국의 내수시장 규모는 지금보다 50% 이상 커져 일본을 멀찍이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쇼핑 대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씀씀이 커지는 中…6년 뒤엔 세계 2위 '소비 대국'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영국 시장조사회사인 유로모니터 자료를 인용, “2020년까지 6년간 중국의 소비지출 증가율이 52.9%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6년 뒤에도 중국의 연간 1인당 소비지출은 40만5000엔(약 425만원)으로 일본(244만엔·약 2500만원)의 6분의 1 수준에 그칠 전망이지만, 전체 규모는 565조3876억엔(약 5940조원)에 달해 일본(303조4394억엔·약 3200조원)을 크게 앞지르며 세계 1위인 미국(1298조9080억엔·1경3600조원)의 절반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중국을 제외한 다른 신흥국 내수시장도 성장세가 가파를 전망이다. 중국 다음으로 성장 속도가 빠른 곳은 베트남으로 소비지출 증가율이 37.6%에 달하고, 인도네시아(34.6%) 러시아(32.7%) 터키(30.6%) 등도 30% 이상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국 내수시장이 확대되는 가장 큰 원인은 중산층의 증가.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중국 도시인구 가운데 중산층(연소득 1000만~4000만원 수준)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4%에서 2012년 68%로 급증했다.

증가세는 앞으로도 이어져 2022년에는 76%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 40% 수준이던 동남아의 중산층 비중도 2015년에는 70%대로 높아질 전망(유로모니터 추산)이다. 구매력이 향상되면서 외국 기업 투자가 늘고, 이로 인해 다시 중산층이 두터워지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선진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더딜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의 소비지출은 앞으로 6년간 11.4% 늘어나고 영국(8.7%) 독일(7.6%) 일본(7.4%) 프랑스(7.4%)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10% 미만의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한국은 16.7%로 예상됐다.

니혼게이자이는 “(최근 들어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의 운명은 앞으로도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국 시장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