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눈으로만 읽는 건 독서가 아니다
“어느 정도 자신의 견해가 성립된 뒤 선택하고 싶은 문장과 견해는 뽑아서 따로 필기를 해서 간추려 놓아야 한다. 그런 식으로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자신의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뽑아서 적고 보관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재빨리 넘어가야 한다.”

다산 정약용은 두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썼다. 조선 최고의 학자였던 그는 초서(抄書) 독서법의 신봉자였다. 문헌에 따르면 다산뿐 아니라 조선의 많은 선비들은 혼자 조용히 집중해 읽고 생각하고 쓰고 요약하는 독서를 했다.

《김병완의 초의식 독서법》은 조선시대에 널리 쓰였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잊혀진 독서법을 이 시대에 맞게 다듬어 알려준다. 손을 사용해 책의 중요 부분을 베껴 쓰는 초서 독서법과 의식을 최대한 집중하는 의식 독서법을 합친 초의식 독서법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눈으로만 책을 읽는 사람들, 소극적으로 독서하는 사람들은 수만권의 책을 읽더라도 인생이 바뀌지 않는다”며 “감상만 하는 독서로는 인생은커녕 단 하루조차 바꿀 수 없다”고 일갈한다.

그러면서 초의식 독서법을 실천하기 위해선 ‘BTMS(Book, Think, Mind, Summary)’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읽고 생각하고 의식을 확장하고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방법이다. 그는 “자신만의 독서노트를 마련해 책을 한 권 읽을 때마다 정리하라”고 말한다. 책의 후반부에는 저자가 직접 작성한 독서노트가 초급·중급·고급 수준별로 실려 있어 참고할 만하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