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지능을 발달시키려면 나무토막 쌓기나 레고 장난감 놀이를 하면 좋다. 지능과 운동의 중추는 두뇌의 전두엽이 관장하는데 전두엽은 손가락을 움직이는 등 미세한 운동을 통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손을 사용하면 두뇌 중추인 전두엽을 자극하고, 전두엽은 자극을 해석하는 것을 넘어 창의적 활동을 한다. 손을 사용한다는 것은 최고 차원의 정신 기능에 자극을 준다는 것과 동일하다.

[책마을] 창조적 뇌를 원하면 손을 움직여라
《손과 뇌》는 손과 뇌의 연관성을 파헤쳐 창의력을 기르는 방법을 제시하는 일본 뇌과학계의 거장 구보타 박사의 실전 뇌과학이다.

저자는 인류가 손을 쓰면서부터 뇌의 부피가 급증했다고 주장한다. 160만년 전 도구를 사용하는 ‘호모 하빌리스’ 화석이 그 증거다. 1963년 탄자니아의 한 계곡에서 영국 인류학자가 사람 화석을 발견했는데,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네 손가락은 나무타기와 매달려 있기에 적합하고 모든 손가락의 손허리뼈 관절은 도구를 사용하기에 적합했다.

이 화석 이후 원시인의 뇌 용적이 급격히 커졌다. 호모 하빌리스가 손으로 돌이나 나무 등을 만지는 과정에서 뇌에 자극을 받고 창조성을 발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류는 지난 200여년간 산업혁명과 정보혁명을 거치며 획기적으로 발전했지만 뇌 용적은 제자리였다. 손을 많이 쓰지 않았던 것이다.

손은 육체의 건강과도 밀접하다. 미국의사협회가 일본계 남성 8000여명을 대상으로 건강과 장수에 대해 역학 조사한 결과 85세 이상 655명의 평균 악력은 39.5㎏인 데 비해 85세 이전에 죽은 3369명은 38.5㎏이었다. 나머지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의 악력도 85세 이상 노인보다 낮게 나타났다. 장수자의 악력이 높은 이유는 손으로 무거운 것을 들어 옮기거나 농사를 짓는 등 힘쓰는 일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