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연계된 파생상품인 ELS(주가연계증권), ELW(주식워런트증권), ETF(상장지수펀드)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수년째 횡보 장세가 이어지면서 ETF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 반면 ELW는 찬밥 신세가 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부진했던 ELS 시장이 연말 이후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ETF 웃고 ELS 주춤 ELW 찬밥…얄궂은 'E삼형제'의 운명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발행된 ELS는 45조6880억원어치로 전년보다 3.8% 감소했다. 사상 최대 발행 기록을 세웠던 2012년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지만 25조원대였던 2011년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게 예탁원 설명이다.

공모 ELS 규모가 늘긴 했지만 여전히 사모 ELS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발행된 사모 ELS는 24조6792억원으로 발행금액의 54% 수준이다. 증권사가 퇴직연금 운용사에 ELS 형태의 금융상품을 파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발행 유형별로는 ‘원금 비보전형’이 30조7092억원으로 전체 발행금액의 67%를 차지했다. 원금 비보전형의 발행액은 전년보다 5.7% 줄어 전체 ELS 발행 감소 폭을 웃돌았다.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보는 개인투자자들이 일부 원금이 보전되는 상품으로 옮겨가면서 생긴 변화다.

ETF시장의 성장세는 ELS 이상이다. 지난해 첫 거래일 14조9374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이 마지막 거래일 19조3962억원으로 1년 사이 30%가량 늘었다. 대세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종목 직접 투자보다 ETF가 낫다고 판단한 투자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수가 장기 박스권에서 움직이면서 박스권 하단에선 변동 폭이 코스피200지수의 두 배인 레버리지ETF를, 상단에선 코스피200과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ETF로 대응하는 투자 방식이 일반화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LW 시장은 초단타 매매를 노리는 스캘퍼들이 줄어든 이후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적어진 것도 ELW 위축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첫 거래일 5조1457억원 규모였던 ELW 시장 시가총액은 마지막 거래일엔 3조7814억원까지 줄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